조지환 박혜미 부부가 오은영 박사의 진단을 듣고 공감의 눈물을 흘렸다.

조지환 아내 박혜민 씨는 11년간 일하던 간호사를 그만 두고 작년 10월부터 쇼호스트에 도전을 시작했다. 조지환은 분식집에서 4개월간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분식집 일이 끝나면 박혜민 씨와 함께 커머스 라이브 방송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두 사람은 1시간 방송하는 동안 겨우 제품을 3개 판매하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 했다. 조지환은 매출이 늘지 않고 수평인 것에 걱정을 표했다. 그러나 박혜민 씨는 "주위에 라이브 커머스 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1년간은 마이너스라더라"고 반박했다.
또 방송할 때는 열심히 하던 조지환은 방송이 끝나자 마음의 갈등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내 일에 대한 경계선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혜민 씨는 "나도 앞이 안 보이는데 하는 거다. 나도 솔직히 집에서 하기 싫다. 스튜디오 가서 하고 싶다. 집에서 하면 쪽팔리다"고 호소했다.
이에 조지환은 "메리트가 없다는 생각은 안 하냐? 서류를 넣어도 사람들이 자기를 안 뽑지 않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지환은 "너 보면 경주마 같다. 잘 못 뛰는 말. 그럴 거면 나처럼 뛰지 말아라"고 독설했다. 이에 박혜민 씨는 "그래서 오빠는 달리는 법도 모르는 거다"면서 비수를 꽂았다.
박혜민 씨가 간호사를 그만 둔 뒤 생계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졌다. 두 사람은 5만 원이 없어서 지인에게 빌릴 정도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박혜민 씨는 간호사를 그만 둔 이유에 대해 "물론 간호사를 많은 사람이 하고 싶어 하고 10년 넘게 일하며 보람도 많이 느꼈다. 처음에 간호사를 택한 건 9살 11살 터울의 동생들에게 본을 보여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취업이 잘 되는 과를 택했다. 병원 근무 중 중간에 불안해서 남편한테 전화를 한다. 그런데 남편한테 뭐 하냐고 하면 지인과 술자리에 있다고 한다. 그럼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병원에서 계속 다른 생각 하니까 죄책감 들고 불안하고 공황장애 비슷한 것까지 오더라. 여기를 뛰쳐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아내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릴 적부터 아내 분은 심정적으로 소녀 가장이다.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동생들은 본인이 빨리 안정된 직업으로 가야 본인들이 덜 부담을 가지면서 동생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본인이 원하는 것보다 알아서 가족을 위해 동생을 위한 선택을 해왔다. 그런데 연애를 해서 결혼을 했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이 남자가 재능이 있구나 싶으니까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이 먼저였던 것처럼 남편이 배우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주려 했던 거다. 지금은 아줌마 가장으로서 연속된 그 삶을 살고 있는 느낌이 드니까 서러운 거다"고 짚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누구가 이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너가 하고 싶은 걸 해보라는 얘기도 듣고 싶은데 서러운 거다. 그게 핵심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눈물을 흘린 박혜민 씨는 "어느 순간부터 살기 싫더라. 병원 다닐 때도 동료들이 다 제가 가장인 걸 안다. 혜민아, 너 가장이잖아. 그래서 못 그만두지 않냐고 했다. 남편은 제가 라이브 방송할 때도 그렇고 개인 라방할 때도 그렇고 '미친 X' 같다고 한다. 그만큼 방송을 하면 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 시간이 온전히 내 거라는 그 느낌에 중독이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한번도 가족 앞에서 본인이 우선시되는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진단하며 "본인이 죽을 때까지 너무 후회되고 너무 억울하고 섭섭한 경험은 하면 안 될 것 같다. 생각과 마음은 다르다. 머리로 이해되도 마음으로 안 받아들여지는 게 있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혜민 씨는 또 최근에는 귀농에 관심을 보이며 자꾸 직업을 바꾸려는 조지환에게 실망했다. 박혜민 씨는 "나는 언제 한 방이 터지나. 8년 동안 그걸 기대한 거다"며 울먹였고, 조지환은 "그럼 나랑 결혼하지 말았어야지"라며 속상함을 내비쳤다.
박혜민 씨는 결국 눈물을 터뜨리며 "네가 그랬잖아. 조금 있으면 잘 될 거니까 기다리라고, 조금만 참으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내려간다고 하면, 희망도 없이 사는 거다"고 토로했다.
조지환은 "(배우 일을 하면서) 인간적인 상처를 받았던 게 출연료를 못 받는 경우도 생기고 빌려줬다고 떼인 적도 있고, 내가 배우로서 필요한 게 아니라 이용하려는 마음들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 정이 뚝 떨어지더라. 그 뒤로는 너무 일이 하고 싶은데도 이 일이 하기 싫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응수 형님이랑 드라마 할 때는제가 괜찮았다. 돈도 꽤 잘 벌고. 그런데 결혼하면서 이상하게 잘 안 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오은영은 "다 좋은데 결혼하기 전까지는 좋았는데 결혼 후 일이 안 풀렸다는 이야기가 꽂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조지환은 "남 핑계를 웬만하면 잘 안 대려고 하는데 업계 관게자와 만나는 자리가 반으로 줄었다. 결혼 전 감독님 만나는 그런 자리에서 해결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니까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조지환은 "왜 배우가 되려고 했냐"는 김응수의 질문에 "그냥 누나따라 해볼까 싶었다"고 답했다.
오은영은 "배우는 내가 어떤 배우가 돼서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작품을 남기느냐의 비중이 훨씬 커야 할 것 같은데 남편 분은 사교와 친목의 수단으로 많이 배우를 하려고 했떤 거 같다. 물론 다는 아니겠지만"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듣던 박혜민 씨는 "좋은 기회가 있더라도 사람한테 상처를 받으면 역할을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남편의 마음을 건드리는 자극들이 어떤 거냐면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는 감독님, 혹은 영화계의 윗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손을 탁 내밀면 마치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뭔가 따뜻한 손길과 나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덥썩 잡고 가는 거다. 그런데 인간 관계의 갈등과 아픔이 커지면 분노가 된다. 왜 매번 사람들은 나를 배신하고 뒤통수를 하고 나를 이용하기만 하지? 그러면서 어쩌면 흔히 겪을 수 있는 갈등도 스스로 증폭시키고 본인은 엄청난 상처를 받는 거다. 그런데 이런 기질 때문에 갈등도 생기지만 혹하기도 한다"면서 "누군가 나를 챙겨줄 것 같은 감정이 들면 마치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그렇게 바랐던 나와 우리 가족을 보호해주고 공격하지만 않았음 좋겠다는 마음이 딱 걸리는 거다. 이게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고려할 여유도 없이 바로 대답하고 가버리는 거다. 원래 배우를 하려고 했던 건데 인간 관계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되는 거다"고 분석했다.
조지환은 "정확하시다"면서 "오디션에서 정말 원하는 역할이 딱 된 적이 있다. 그럼 배역 연구를 해야 하는데 그날부터 연구는 안 하고 스텝들하고 어울린다. 막상 슛 들어가면 연기가 어설픈 거다. 나는 그게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고 자체 진단했다.
이를 듣던 선배 김응수는 "내가 배우가 돼야겠다는 절실함이 없는 거다. 연극도 했더라. 9년간 연극을 했으면 내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내 자리를 못 잡고 그대로 영화판으로 갔는데 될 수가 없다. 영화판에서 1년 안에 설 수 있는 근본은 9년 동안 닦아놓은 힘으로 서는 거다"고 꼬집었다.
오은영은 "아내 분의 기본 성향은 희생적이고 이타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간호사라는 직업이 맞기도 하다. 그런데 의사, 간호사 같은 의료인은 정확해야 한다. 하지만 쇼호스트에게 필요한 건 튀어야 한다. 그런데 그 끼가 적은 편이다. 그게 무능한 게 아니라 전 직장에서 밴 습관 때문이다. 그 틀을 깨고 나가야 엄청 재밌는 쇼호스트가 될 텐데. 게다가 마음은 슬픈 거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혜민 씨는 공감하며 "저를 모니터하는 관계자들이 말하기를, 제게 똘기가 있는데 반 똘기라더라. 더 돌아야 하는데 갈랑말랑 하니까 템포가 안 잡히고 재미있다가 재미 없고 슬픈 거다"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나 같으면 조혜련 씨를 쫓아다니겠다. 가족 아니냐. 모든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관찰하고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배워야 한다. 안 그러면 그 틀을 잘 못 깰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말로만 듣는 거랑 현장에서 보는 거랑 다르다. 이런 식으로 계획을 정확히 세워서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가족은 진심으로 응원하고 이런 구체적인 계획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기간을 정하고 꿈을 위해 노력한 뒤 그 다음 계획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주 월요일 밤 10시30분 방영되는 '오은영 리포트'는 어느새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하여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누는 리얼 토크멘터리다.
이소연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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