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범죄 도시 2'도 천만 관객을 넘어선 상황에서 박지환은 그야말로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최고로 핫한 배우가 되었다. 사람이 궁금해서, 연기를 하면 사람을 좀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연기를 시작했다는 박지환은 "대단한 철학을 가지고 연기하는 건 아닌데 인간의 복잡함을 해소할 게 필요했고 그게 연극이었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를 아무리 해도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는 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줬다. 외롭지 않게 해주고, 어떤 인물을 통해 고민하고 성장하고 혹독한 비난도 받게 해줬다. 그렇게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서 나와 함께 많은 걸 경험하고 느끼게 해줬다. 연기는 그래서 참 고맙다"라며 그에게 있어서 연기는 직업을 넘어 친구 같은 의미라고 이야기했다.
평소에 많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거나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매번 기록한다는 박지환은 "놀듯이 훈련하는 걸 좋아한다. 어딜 가더라도 자극받고 생각을 진행시키고 영감받는 걸 좋아한다.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보고 싶고 다른 감각도 느껴보고 싶고, 그래서 배우 수첩에 단상을 적어 놓고 영감받은 걸 정리하는 작업을 평소에 꾸준히 한다. 그렇게 평소에 준비해 놓는 게 촬영장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라며 남다른 호흡의 연기를 펼치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알 수 있었던 박지환의 가장 큰 매력은 오픈 마인드였다. 어떤 현장에서 어떤 배우와 감독을 만나도 "설렌다"라는 그는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워할 시간에 더 잘 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불평할 시간에 좀 더 나은 걸 해볼 생각을 해야 한다"라며 평소에 그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말을 했다.
자신의 외적인 비주얼이나 이미지에 대해서도 담백했다. "제 이미지는 제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이런 인물 저런 인물도 하게 될 거고, 그러면 또 다른 이미지도 쌓일 거라 생각한다. 제가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를 다 사랑한다. 결국은 살아온 제 모습들이다."라며 거칠고 파격적인 비주얼로 대중에게 알려지고 기억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지환은 참 멋진 인생철학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었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대박이 났는데 올해 사주가 엄청 좋은가 보다'라는 말에 "사주는 믿지도 않고 보지도 않지만 그런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제 노력이 가치 없어지고 노력한 제시간이 의미 없어지는 것 아닌가. 집중해서 지금을 즐기고 잘 사는 게 좋다."라며 헛된 것에 기대거나 바라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노력의 시간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는 마인드를 드러냈다. 그러며 "인기는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긴다. 그걸 위해 연기하는 건 불쌍한 것 같다. 인기가 없어도 연기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럴 때나 저럴 때나 늘 같이 가야 하니까 연기는 정말 소중한 친구 같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아무리 겸손하려 해도 박지환은 이제 '천만 영화의 배우' '만인의 현이 아방'이라는 두 개의 별명을 가진 배우가 되었다. 박지환은 "그냥 내걸 하는, 내 길을 가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천만 배우도, 안방극장의 주인공도 좋은데 과연 내가 오래 연기해서 선생님들 나이가 되었을 때 어떤 결을 갖는 배우가 될지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덴젤 워싱턴이나 천호진 선생님, 김혜자 선생님이 보여주는 그런 것들을 감히 나도 가질 수 있을까? 당장의 타이틀에는 의미를 작게 두고 앞으로의 나의 길을 더 많이 생각하려 한다"라며 받은 사랑을 연기로 어떻게 되돌려줄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만간 그가 출연한 영화 '한산'도 개봉을 앞두고 있고, 드라마도 곧 촬영을 시작할거라는 박지환은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영화, 드라마를 번갈아가며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예고를 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12일 종영했다.
김경희 / 사진제공 저스트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