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시사 이후 호평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박해일은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제 관객을 만나는 가장 중요한 순서가 남았다. 역사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여름휴가 시즌의 관객들의 기분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계절에 대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궁금하다"라며 조심스러운 생각을 드러냈다.
무려 1,754만 관객을 동원했던 전작 '명량' 때문에 '한산: 용의 출현'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는 것에 대해 박해일은 "영화 들어가기 초반에는 그게 큰 부담이었다. 김한민 감독과 함께 했던 영화 '최종병기 활'에 같이 참여했던 헤드 스태프들이 모두 '명량'과 '한산'도 참여했는데 워낙 김한민 감독과 손발이 잘 맞는 수 백 명의 스태프 사이에 적응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등 관록 있는 배우들과 수백 명의 병사 연기자들까지 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서있는 자세조차 예민해지고 조심스럽게 되더라. 첫 촬영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한 여름에 무거운 갑옷을 입고 진루에 서 있는데 갑옷은 입자마자 땀에 젖은 상태에서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저를 바라보며 대사와 표정을 주시하고 관찰하는데 감독님과의 첫 작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너무 부담스럽고 큰 짐을 짊어진 기분이더라."라며 전작 흥행의 부담뿐 아니라 역사적인 위대한 인물이라는 캐릭터의 부담, 극의 주인공으로의 부담, 자기들끼리 호흡이 너무 잘 맞는 스태프들과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부담 등 엄청난 부담을 안고 이 작품을 시작했음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박해일의 이런 부담은 스태프와 동료들의 응원과 칭찬 덕에 조금씩 풀렸다고 한다. "'괜찮은 거 같아. 나쁘지 않아'라는 말들이 붕 떠있던 기분을 가라앉혀 현실에 발을 디딜 수 있게 해주더라. 저도 조금씩 제가 보여주고자 했던 톤을 찾아가고,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만들어간다는 기분이 들면서부터는 제대로 '출항'을 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의도했던 대로 연기를 펼칠 수 있었음을 알렸다.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서적을 탐독했다는 박해일은 "주로 책을 많이 보며 공부했다. 공부할수록 이순신 장군은 수양을 많이 쌓은 선비 같더라. 어릴 때 유학을 공부하고 성인이 돼서 무인의 길로 갔고 그러다 보니 공직 맡으면서 보여주는 태도, 7년 전투를 한치 흐트러짐 없이 전투에만 임한 태도는 보통 장수로 보일 수 없는 대단한 게 있었다.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는데도 전투를 하는 동안에는 부인을 한 번도 안 만났다고 하더라. 자식을 통해서만 부인의 소식을 듣고, 심지어 위중하다고 하는데도 전투하는데 흔들릴까 봐 만나러 가지 못했다고 하더라.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순신 장군은 밤에 활을 50발씩 쏘며 땀을 비 오듯 흘리며 풀었다고 하더라. 병사들과 술도 마시고 그래도 안 풀리면 일기를 쓰고 시를 지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정중동(靜中動, 고요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다는 뜻)의 마음을 잃지 않았기에 가능할 텐데, 자료를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이런 분을 연기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라는 의문이 계속 생겨났다."라며 이순신 장군은 단순히 캐릭터로 연기하기엔 너무나 대단한 인물이었음을 이야기했다.

본격 촬영에 들어가기 전 김한민 감독과 함께 통영에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제승당을 방문했다는 박해일은 "정말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바다 앞의 작은 섬들이 전략 요새처럼 보였고 왜 여기에 이런 공간을 만들었는지 알겠더라. 멀리 활 쏘는 과녁이 보였는데 그 사이에는 바다가 있던데 어마어마한 거리였다. 그곳의 기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말 힘든 프로젝트를 맡았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정자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비장함도 느껴지더라. 안내해 주시던 분이 공직에 계신 분들이 중요한 때를 앞두고 여기 와서 큰 결심을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던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가 그런 분을 연기하는구나 싶더라"라며 후대의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을 연기하게 된 소감을 표현했다.
박해일은 "우리 영화의 강점은 '의' 와 '불의'의 구도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아군과 적군의 개념으로 영화를 표현했다면 이미 뻔하게 보이는 태도나 환경이 있는데 '의'와 '불의'로 구도를 잡았기에 끝까지 팽팽한 긴장을 안겨준다. 변요한을 포함한 모든 왜군들이 매력적으로 표현된 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다. 실제로 왜군은 조선을 치고 명나라까지 차지하기 위해 기세등등한 상황이었기에 군사력과 무기는 최고 수준이었다고 하더라. 그들의 문화를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구현하고 세련되게 가져간데 영화를 재미있게 만든 요소"라며 '한산'의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박해일이 출연한 영화 '헤어질 결심'이 불과 한 달 전 개봉하고 N 차 관람이 이어지며 영화 '한산'과 함께 콜라보 되어 네티즌 사이의 밈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박해일은 "전혀 몰랐다"라며 '왜놈 칠 결심'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저 왜군의 심장을 내게 가져다줘요' '왜군은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그 왜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곳에 빠트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등 '헤어질 결심'의 주요 대사로 '한산'을 표현한 것에 대해 신기해했다.
그러며 "이걸 들으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헤어질 결심'의 '해준'은 해군 출신이다. 그리고 '해준'은 바다에서 엔딩을 맞이한다. 이상하게 올해는 제가 바다이고 물이다. 최민식과 함께 한 영화 '행복의 나라'도 바다로 가는 이야기다. 최근에 찍은 세 작품이 다 물과 바다와 인연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박해일은 "최민식이 '명량'에서 이순신을 불같은 기운으로 임하고 버텼다면 '한산'에서 저는 물의 기운으로 이순신 장군뿐 아니라 왜군까지 모든 배우가 잘 보일 수 있는 작품으로 뚫고 나가려 한다"라며 영화의 의미를 밝혔다.
조선의 운명을 바꿔 놓은 압도적 승리의 '한산해전'을 그린 '한산: 용의 출현'은 7월 27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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