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식 PD는 "연출하면서 나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호흡이다. 또한 작가의 글에도 행간의 해석이 중요했다. 대부분 극 중의 좋은 장면은 좋은 배우가 아주 자연스럽게 연기해 줘서 만들어진 장면이었다. 그래서 연출자가 그 자연스러운 호흡에 개입하거나 편집으로 끊지 않으려 했던 게 연출의 방향이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칭찬해 주시는 '우영우'만의 리듬이 생겨났다"라며 애청자들이 환호하는 우영우만의 '하나 둘 셋' 호흡법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극적으로 살리고 싶었던 장면은 배우와 협의해서 시청자가 원하는 순간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드러나게 하기 위해 펀치라인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장면이 4부 법정 장면에서 우영우가 상대 변호사에게 "그렇다는 증거 있습니까?"라고 되묻는 장면이었다. 적당한 호흡을 주고, 적절히 카메라가 다가갔을 때 나와야 하는 대사 같아서 배우와 함께 몇 번의 리허설을 하고 촬영했다."라며 주요 장면의 연출을 어떻게 했는지를 밝혔다.
유인식 PD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많은 부분을 박은빈 덕이라고 돌렸었다. 무려 1년의 시간을 걸려 캐스팅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모두가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배역을 할 수 있는 배우는 박은빈밖에 없었다. 처음에 박은빈이 검토하고 있다, 어렵겠다는 피드백을 보내왔을 때도 이건 박은빈이 아니면 아예 진행되지 않을 프로젝트라고 어필했었다. 그만큼 박은빈 같은 배우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은빈을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어서 기다렸고, 기다린 이상으로 박은빈이 잘 해줬다."라며 박은빈을 칭찬했다.
유인식 PD는 "지금은 대본을 읽으면 박은빈의 목소리가 자동으로 재생이 되는데 처음에는 우영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엄청 막막했다. 대사량도 엄청났지만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다른 방식으로 대사를 전달하면서 많은 대사를 정확하게 전달할거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다. 그러면서 배우의 색깔이 캐릭터를 잡아먹지 않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맡는 배역마다 사람이 바뀌어 보이는 집중력과 연기의 기본기를 가진 배우는 흔치 않다. 타이틀 롤, 즉 주인공으로 누구나 납득할 만한 연기를 할수 있는 배우로 박은빈이 유일했다. 박은빈이 영우를 연기하면 어떻게든 매력적으로 나올 거라 생각했었다"라며 우영우 캐릭터에 박은빈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박은빈 포에버다!"라고 외치기까지 했다.

유인식 PD는 "박은빈의 아이디어가 없는 씬이 없다. 기본적으로 현장에 오면 1번. 박은빈이 어떻게 연기하는지를 본다. 2번. 감탄한다. 3번. 찍는다. 가 공식이 될 정도였다"라고 이야기하며 "네티즌 사이에서 아버지가 싸준 김밥은 세로로 먹고 밖에서 먹는 김밥은 가로로 먹는다는 해석도 있던데 그건 의도한 게 아니다. 김밥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박은빈이 일부러 점심을 굶고 와서 직접 먹으면서 연기를 하는데 우영우 김밥은 아주 얇게 썰어서 세로로 먹기 좋았고, 구내식당이나 다른 곳의 김밥은 두께감이 달라서 가로로 먹은 게 아닌가 싶다"라며 시청자들의 상상력은 제작 의도를 뛰어넘고 있음을 알렸다.
유인식 PD는 "우리 작품에서 신경을 쓴 또 하나는 에피소드의 주인공 캐스팅이다. 문지원 작가의 대본을 보면 분명 게스트인데 그 회의 주인공 분량이다. 일단 러닝타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역할이고 대사량도 많아서 중량감 있는 배우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캐릭터들이다. 그래서 대본이 나오자마자 하는 게 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배우를 찾는 것이었다. 스케줄을 조정해가면서 배우를 기다려서 찍은 것도 있다. 4부의 동그라미 아버지의 경우 대본 읽자마자 정석용이어야 한다 생각했다. 정석용의 얼굴을 떠올리고 보니 저절로 동삼삼이라는 이름도 떠오르더라. 9부는 대본을 보는 순간 방구뽕 역할로 구교환이 떠올랐고 다른 배우는 안되겠다 싶어서 간곡한 섭외 끝에 성사되었다."라며 주인공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조연들의 캐스팅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음을 이야기했다.
'우영우'의 제 3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고래다. 매 회 우영우가 깨달음을 얻을 때 마다 고래 CG가 등장해 '유레카'의 패러디인 '고래카'로도 불리는 고래들에 대해 유인식 PD는 "4 종류의 고래가 등장한다. 우영우가 고래 이야기에 빠져들 때 나오는 고래는 포토그래픽 메모리로 수많은 자료를 찾아서 보여드렸고, 우영우가 고래 퀴즈를 낼 때 등장하는 귀여운 고래는 종이로 고래 모형을 만들어 모션 그래픽 처리를 했다. 또 '고래카'부분에 나오는 고래는 저희가 찾을 수 있는 모든 고래의 점프 영상을 찾아 합성한 것이다. 여기서의 고래는 깨달음의 크기에 따라 고래의 움직임이 다르다. 굉장히 시원한 아이디어를 내는 상황이 아니면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빼꼼히 주변을 살피는 정도도 나오고, 시원하게 물을 내뿜는 장면 정도도 나오는데 점프할 수준까지의 아이디어인지에 따라 다양한 고래 영상 중 골라서 쓰고 있다. 또 영우의 특별한 순간에 현실 세계의 고래를 보여주는 것도 있는데 그건 CG팀과 머리를 맞대고 어떤 고래를 캐스팅해서 출연시킬지를 많이 고민했다."라고 자세히 설명을 했다.
그는 "제작할 때는 영우가 보는 것도 아니고 주변 사람이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상상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고래가 등장하는데 이렇게까지 공을 들여도 괜찮으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방송 이후 고래를 너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뜻밖의 장소에서 고래가 튀어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시 못한 다른 고래의 등장도 기대하게 했다.
유인식 PD는 스페셜 방송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래는 방송분에 넣을 생각으로 촬영했던 장면인데 감정선에 어울리지 않아서 잘린 부분을 스페셜하게 보여드린 게 있다. 준호의 선물을 영우가 뜯어보는 장면이나 태미수와 한바다가 마주하는 장면 등이다. 드라마를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들이 워낙 꼼꼼하게 보시니까 준호의 성의를 우영우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실까 봐 따로 보여드렸는데 이렇게라도 보여드릴 수 있는 루트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아주 작은 촬영분이라도 빠짐없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 회 자체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우영우'다. 앞으로의 시청률을 어떻게 예상하냐는 질문에 유인식 PD는 "시청률은 전혀 예상해 본적이 없다. 주식과 비슷한 거 같다. 이만큼 오른 것도 꿈꿔보지 못한 오름새다.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 지금도 행복하다. 앞으로의 시청률은 예상 못 하겠다"라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김경희 / 사진제공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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