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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확장판? 알고보니 이주영 감독과 쿠팡플레이측, 유례없는 갈등 폭발

'안나' 확장판? 알고보니 이주영 감독과 쿠팡플레이측, 유례없는 갈등 폭발
입력 2022-08-02 17:22 | 수정 2022-08-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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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플레이의 야심작 '안나'가 감독과의 첨예한 대립중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시청자들 사이에 호평을 받았던 쿠팡플레이의 시리즈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이주영 감독이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송영훈 변호사)를 통해 "일방적으로 감독인 자신을 배제하고 '안나'를 편집, 공개하며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 의도 등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주장을 했다.

    이주영 감독은 2일 법무법인을 통한 보도자료에서 "8부작의 극본 집필을 완료, 제작사 컨텐츠랩을 통해 8부작으로 된 극본을 검토하고 이를 최종고로 승인하였고 제가 감독으로 2021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3월 말까지 촬영을 마쳤다. 촬영은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최종고대로 진행되었고 쿠팡플레이는 촬영이 완료될 때까지도 1~4부에 대한 가편집본에 대하여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4월 21일 편집본 회의에서 '안나'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치들을 하였다"라고 했다.

    이주영 감독이 밝힌 '업계의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어려운 조치들'은 이주영 감독의 마스터 파일과 별개로 쿠팡플레이 측에서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 완성본에서 '감독, 각본'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구를 무시, 감독의 확인 없이 8부작에서 6부적으로 수정되어 릴리즈되는 등이다.

    '안나'의 프로모션 과정을 살펴보면 이주영 감독은 '안나'의 제작발표회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그 어떤 채널을 통해서도 이 작품의 각본과 연출에 대한 소감을 밝힌적이 없다. 아마도 이런 갈등이 있어서라고 유추되는 부분이다.

    또한 주연 배우들도 인터뷰에서도 수 차례 "원래는 8부작이었는데 쿠팡 측에서 6부작으로 수정해서 처음 대본을 봤을때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아마도 쿠팡 측에서는 좀 더 자극적인 걸 원했나보다"라는 뉘앙스의 말들을 하며 후반 편집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들을 했었다.

    또한 쿠팡플레이는 '안나'의 6부작이 공개된 이후 8월 중 확장판을 내 놓겠다는 예고도 했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미있게 본 작품이 확장판까지 있다는 소식이 반가웠지만 결국 숨기고 있던 이주영 감독과의 갈등은 이렇게 터져나왔다.

    이주영 감독의 입장에 대해 쿠팡플레이측은 보도자료를 준비중이라며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을 예고했다.

    한편 '안나'는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로 지난 6월 24일 첫 공개되었다.

    이하는 이주영 감독의 입장문 전문이다

    저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감독 이주영입니다.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습니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감독인 저조차 완전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하여 제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안나'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다시피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쿠팡플레이의 일방적 편집으로 인해 발생한 작품 훼손을 시정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은 창작자인 저의 의도와 완전히 달라진 '안나'를 제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저는 창작자로서 더 이상의 고통을 견딜 수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쿠팡플레이의 일반적인 편집에 관한 사실관계를 설명드립니다.

    1. 저는 2017년 11월 8일부터 2021년 7월 12일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드라마 '안나'의 8부작 극본 집필을 완료하였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제작사 컨텐츠랩을 통해 8부작으로 된 극본을 검토하고 이를 최종고로 승인하였고 제가 감독으로 2021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3월 말까지 촬영을 마쳤습니다. 2. 촬영은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최종고대로 진행되었고 쿠팡플레이는 촬영이 완료될 때까지도 1~4부에 대한 가편집본에 대하여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었습니다. 3.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지난 4월 21일 편집본 회의에서 '안나'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도, 어떠한 방향으로 다시 편집되기를 원하는지에 관한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은 채 지엽적인 부분만 논의하더니 그 후 다음과 같이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치들을 하였습니다. 4. 쿠팡플레이는 4월 28일 '아카이빙 용도'라면서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제작사와 감독에게 요구하였습니다. 보통 작업 중간에 아카이빙 파일을 전달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에 제작사와 감독이 응하지 않자 쿠팡플레이는 제작사에 대하여 계약 파기를 언급한 끝에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받아갔습니다. 5. 저는 쿠팡플레이의 의도가 의심스러웠지만 8부작 분량의 믹싱과 녹음, 음악, CG, 색보정 작업을 3주 안에 마쳐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어서 작업 진행해 몰두하였고, 5월 30일 쿠팡플레이에 8부작 '안나'의 마스터 파일을 전달하였습니다. 6. 그런데 6월 2일 경, 저는 쿠팡플레이가 음악감독에게 별도의 추가 작업 협조요청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음악감독은 거절), 쿠팡플레이는 6월 7일, 저에게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하였습니다. 7. 이는 감독인 저의 의지와 무관한 일이자 제가 전혀 동의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저는 감독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으니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쿠팡플레이는 그것조차 거절하였습니다. 8. 이런 과정을 거쳐 8부작이 아닌 6부작 '안나'가 릴리즈되었습니다. 회당 45~61분의 8부작 '안나'가 회당 45~63분의 6부작 '안나'가 되면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조와 시점, 신 기능과 상관없는 컷을 붙여 특정 캐릭터의 사건을 중심으로 조잡하게 짜깁기를 한 결과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가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도저히 제가 연출한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정도로 작품이 훼손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쿠팡플레이가 어떻게 작가이자 감독인 저의 시정 요구를 묵살하였는지 설명드립니다.

    1. 투자사나 제작사가 편집에 대한 최종권한을 가지더라도 그 과정에서 창작자와 최소한의 논의나 협의, 설득조차 하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쿠팡플레이가 한 것과 같이 감독을 완전히 배제하고 일방적인 편집을 강행하는 것은 업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입니다. 쿠팡플레이의 일방적이고도 고압적인 처사로 인해 작품의 공개를 기다려온 현장 스탭들, 후반 스탭들, 조연 및 단역 배우들, 특별출연 배우들을 포함하여 '안나'를 함께 만든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았습니다. 제가 받은 상처는 둘째 치고 감독으로서 그분들꼐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2. 감독이 창작한 것과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시피 한 작품을 시청자들이 감독의 작품인 줄로 알고, 훼손되고 왜곡된 내용을 시청자들이 창작자의 의도인 줄로 아는 상황은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대리인을 통한 몇 번의 비공식적인 요구를 거쳐 서면을 통해 정식으로 시정을 요구하였음에도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3. 쿠팡플레이는 크레딧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는 여러 번의 요구조차 묵살하였고 오히려 '안나'의 홍보에는 제 이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 작가이자 감독으로서 취할 조치에 관하여 밝힙니다.

    1. 서사가 있는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작가가 의도를 가지고 집필한 이야기를 배우와 스탭들이 창의적인 의견과 아이디어로 감독과 함께 완성해가는 과정입니다. 자본을 투자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모든 과정을 무시하고 일방적, 독단적으로 자르고 붙여 상품 내놓듯이 하는 것은 창작에 관여한 사람들의 인격을 부정하는 창작의 세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작품은 물건이 아닙니다. 2. 따라서 저는 이번 사건이 쿠팡플레이와 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쿠팡플레이의 폭력적인 처사에 이미 '안나'의 많은 관계자들이 상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한국영상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시청자들이 무엇이 창작자에 의한 창작물인지조차 모른 채 엉뚱한 작품을 접하게 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도 이러한 사태는 재발되어서는 안 됩니다. 3. 이에 저는 쿠팡플레이가 '안나'의 일방적인 편집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감독인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탭들(후반 작업 업체 포함)에게도 사과하며 단독으로 편집한 현재의 6부작 '안나'에서는 저 이주영의 이름을 삭제하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제가 전달한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의 '안나'를 감독판으로 릴리즈하며 아울러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방 편집을 하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할 것을 요구합니다. 4. 쿠팡플레이가 이러한 공개적인 요구조차 묵살한다면 쿠팡플레이가 한 행위가 한국영상산업과 창작문화에 미치는 극히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창작자인 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쿠팡플레이가 작품을 일방적으로 편집함으로써 본래의 작품이 어떻게 훼손되었는지 주인공, 인물간 구도, 개연성, 서사구조 등이 다방면으로 훼손된 점들에 관하여 향후 소상하게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쿠팡플레이에 묻습니다.

    '안나'는 타인보다 우월한 기분을 누리고자 저지르는 '갑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쿠팡플레이는 이러한 메시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편집한 '안나'를 쿠팡플레이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개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안나'는 그 어떤 '오리지널'도 없습니다. 창작자가 무시, 배제되고 창작자의 의도가 남아나지 않는 '오리지널'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오리지널'이란 무엇입니까?



    김경희 / 사진제공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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