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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초반 캐릭터 모습에 관객들 쌍욕 의도한 것, 그런데 뭐라고 욕하던가?" [인터뷰M]

류승룡 "초반 캐릭터 모습에 관객들 쌍욕 의도한 것, 그런데 뭐라고 욕하던가?" [인터뷰M]
입력 2022-09-22 18:01 | 수정 2022-09-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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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내의 첫사랑을 찾아 나선 남편 '진봉'을 연기한 류승룡을 만났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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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중에서 류승룡이 연기한 '진봉'은 겉이 바삭하다 못해 딱딱하기 그지없는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아내에게 들이닥친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놀라면서도 버럭 소리만 지르고 아내의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진봉'에 대해 류승룡은 "빌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 과거로 돌아가서 '진봉'의 옛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저러면 안 되는데' 걱정을 사는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캐릭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설득이 되었던 게 영화에서 안타고니스트가 필요하니까, 그 역할을 남편이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작정하고 욕먹을 캐릭터로 초반에 그려냈음을 이야기했다.

    실제 일반 시사회에서 관객들은 초반 '진봉'의 모습에 쌍욕을 하기도 했다. 류승룡은 "그게 의도한 거다. 모든 사람이 '나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객관화하다가 나중에는 감정이입을 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때 잘 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웃고 울다가 집에 갈 때 여운이 남아서 '아내에게 전화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기 바랐다."라고 이야기하며 "근데 그 관객들이 뭐라고 쌍욕을 하던가요?"라며 구체적인 반응을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승룡은 "사실 시나리오에서는 더 욕먹을 짓을 많이 했다. 옛날에는 밥상을 뒤엎는 모습도 있었는데 그 부분은 삭제됐다. 나름 조절을 한 건데도 제가 봐도 '진봉'은 정말 얄밉더라. 특히 '해, 덮밥' 할 때는 정말 얄미웠다"라며 캐릭터의 밉상짓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작품에서 엄청난 노래와 안무를 선보이는 류승룡은 "노래나 춤 이상으로 가장 큰 미션이 인물을 살리는 것이었다. 요즘에는 그럼 남편이 없을 거고, 남자들이 보면서도 아마 '나는 저 종도는 안된다'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을 캐릭터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나도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런 반전을 위해 앞부분에서는 엄청 고민을 많이 하며 어설프거나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캐릭터의 개연성을 위해 세심하게 단계를 조절하며 연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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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부부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 만큼 류승룡의 실제 부부관계에 이 영화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이 달라졌다. 배운 것도 많았고 나는 어떻게 할까도 고민해 봤다. 우리는 죽음을 금기하고 외면하는데 웰다잉에 대한 거시적인 거까지 생각하게 되더라. 그래서 더 성숙해진 거 같다. 지금 가족과 함께 있는 거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하고, 지금 순간에 충실하고 행복하자는 배움을 얻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극 중에서 부부 연기를 펼친 염정아에 대해 류승룡은 "염정아는 저에게 연예인이었다. 근접할 수 없는 배우였다. 저는 그 시대 때 기인처럼 하고 다녔고. 염정아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연예인이었다. 둘 다 연기를 하지만 길이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고 30년 뒤에 이렇게 만나게 될지는 몰랐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벽을 저만 느끼고 있었는데 첫 만남에서 염정아가 그 벽을 완전히 깨주더라. 너무 반갑다고, 너무 연기를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해 주는 바람에 언제 그랬냐는 듯 되게 편하게 30년 부부처럼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자연스러운 연기의 비결을 염정아에게 돌렸다.

    맛깔나는 애드리브를 하는 걸로 유명한 류승룡은 "이번 영화에서도 애드리브가 적재적소에 있다. 워낙 작가가 대본을 잘 써줬고, 염정아 씨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본에 충실한 스타일이라 제가 애드리브를 마음껏 하면 당황할 수 있어서 성공 타율이 높은 애드리브를 썼다. '제법인데요', '배구하셨죠', '왓', '아침부터 누가 사과를 먹냐' 등의 말들이 애드리브였다. '배구하셨죠'의 경우 그 장면 촬영 전 주에 영화 '시동'의 시사회를 갔었다. 그래서 서비스 이벤트로 멘트한 건데 감독님이 그걸 영화에 써 주셨더라."라며 영화 속 폭소 포인트였던 대사들이 류승룡의 애드리브였음을 알렸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 옹성우와 음악 예능 '슈퍼밴드' 출신의 하현상이 출연해 엄청난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을 선보인다. 류승룡은 "하현상이 '거짓말'을 부를 때는 다리미를 가슴에 대는 것 같이 뜨거워지더라. 하현상이 많약 연기 학원을 다녔다면 절대 안 나왔을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 연기의 정수 같았다."라며 모든 관객들이 깜짝 놀랐던 장면에 대해 그도 감탄했음을 이야기했다.

    또 옹성우에 대해서는 "춤을 얼마나 잘 추는지 속이 다 후련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잘 맞게 멋있으면서도 느끼하고, 경계를 영민하게 오가더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잘 했다. 정말 노력하고 연습을 많이 하는 후배다. 태도가 너무 좋은 친구다"라며 칭찬을 했다.

    박세완과 심달기에 대해서도 "눈동자로도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깜짝 놀랐다. 심달기도 어쩜 저렇게 전라도 사투리를 잘하는지 그 사투리에서 모든 개연성이 생기더라. 이 배우들의 다음 작품이 너무 기대될 정도로 뛰어났다."라며 후배 배우들 각각의 연기를 하나씩 열거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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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며 전국을 헤매는 설정이었기에 지방 촬영을 많이 했던 류승룡은 "저는 해운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제가 실제 그 나이대에도 해운대를 갔었는데 그걸 담아낸 게 너무 좋았다. 또 극 중에서 뛰어가는 길이 실제 제 단골 횟집 앞길이었는데 거기서 연기를 하는 게 새롭더라. 보길도도 너무 아름다웠다. 어디를 가건 소풍 가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다녔다."라며 가을 풍경이 가득한 아름다운 장소에서의 촬영이 좋았음을 이야기했다.

    죽음을 앞두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기에 본인도 하고 싶은 일들이 있냐고 물으니 류승룡은 "저는 주로 하면서 사는 스타일이다. 사실 다들 죽어가고 있는 거 아니겠냐. 언젠가는 다 죽으니까 어떻게 보면 다들 지금이 죽기 전인데, 저는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시간을 내서 원 없이 다 해보며 살고 있다."라며 부러움 살만한 삶을 살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매 작품마다 영화 작업을 스포츠에 비유하는 류승룡은 "'인생은 아름다워'는 배구 같은 작품이었다. 올려주고 때려주고. 타율도 높다. 제가 잘 때리기 좋게 토스를 해주면 염정아가 김연경 수준으로 때려주며 멀티플레이를 해줬다"라며 배우들의 호흡이 빛났던 작품을 설명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인생을 관통하는 세대공감 대중음악으로 구성된 유쾌한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9월 28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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