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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이성민 "이일형 감독이어서 이 영화에 출연, 정말 좋은 감독" [인터뷰M]

'리멤버' 이성민 "이일형 감독이어서 이 영화에 출연, 정말 좋은 감독" [인터뷰M]
입력 2022-10-18 08:01 | 수정 2022-10-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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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멤버'에서 80대 알츠하이머 환자 '한필주'를 맡아 일제강점기 때 가족을 모두 죽음에 이르게 한 친일파들에게 복수를 감행한 노인을 연기한 이성민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020년 6월에 촬영을 마치고 2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개봉을 기다렸던 이성민은 "영화 보기 전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던데 영화를 보니까 마치 옛날 앨범을 펼쳐보는 듯 그때 현장의 분위기 공기가 다 기억이 나더라."라며 영화의 개봉 소감을 밝혔다.

    "찍고 아직 공개가 되지 않은 작품이 많은 건 저만의 일이 아니고 지금 영화계에서 흔한 일이다. 그러기에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린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다행스럽다."라는 이성민은 "2년 전 촬영을 끝내고 많은 걸 기억에서 덜어내고 지운 상태로 영화를 봤더니 내가 찍은 영화인데도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더라. 엔딩 부분에서 '필주'가 머리에 총을 겨누고 과거 나무 밑에서 누나와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필주'에게 감정 이입이 돼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 많이 올라와 눈물이 났다. 극중 인물에게 몰입한 것도 있고, 오랜만에 영화가 개봉한 것도 있고, 그 신이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신이기도 했고, 여러 이유로 눈물이 났다"라며 완성된 작품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성민은 "이일형 감독이어서가 이 영화에 출연한 첫 번째 이유"라고 꼽으며 "이 일을 거듭하며 드는 생각은 좋은 연출자를 만나야겠다는 것이다. 영화는 배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연출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일형 감독은 굉장히 상식적인 연출자다. 영화에 대한 계획이 누구보다 철저한데 그걸 배우들에게 편하고 쉽게 설명해 주는 특이한 능력이 있는 감독이다. 너무나 쉽게 설명하고 쉽게 이해를 시킨다. 그게 저 뿐 아니라 남주혁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며 좋은 연출자와의 작업이 배우로서 엄청 행복한 경험임을 이야기했다.

    '리멤버'라는 영화에 이성민이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한 필주'라는 캐릭터였다고 한다. 그는 "그 시대를 겪은 할아버지와 그시대와 한참 떨어져 있는 청년의 동행이라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한 필주'가 60년 동안 쌓아온 한을 80대 노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연기로 표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 현시점에서 '지나간 이야기를 아직까지 하나'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드는 것도 보완해 줄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라며 연기적 관점과 메시지 면에서 모두 매력을 느껴 참여했음을 밝혔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늙은 이성민의 모습은 100% 특수분장으로 완성된 장면으로 CG의 도움은 조금도 받지 않고 만들어졌다. 이 분장을 위해 엄청난 신경을 썼다는 이성민은 "테스트를 정말 많이 했다. 실제 그 연세의 배우들과 같은 앵글에 잡혔을 때 내 분장이 드러나지 않게 완성도를 높이려고 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4시간 정도 걸렸는데 점점 시간을 줄여나가서 나중에는 2시간 정도가 걸렸다."라며 관객들에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끔, 몰입에 방해되지 않는 노화 표현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사실 처음 제게 제안이 왔을 때부터 왜 실제 나이가 있는 배우가 아닌 내가 연기해야 하냐고 물었었다. 이일형 감독은 실제 그 연세인 분이 연기할 때와 그 나이가 아닌 배우가 연기할 때의 차이가 있을 거라 계산하셨던 거 같다. 매력적인 제안이긴 했지만 현재 기술로 극복 가능한 것인지가 큰 과제였다"라며 노인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처음에는 부담이었음을 이야기했다.

    완성된 노인 분장을 보고 이성민은 "연극에서 분장으로 노역을 했을 때는 내가 아버지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뭐 그냥 그렇더라. 분장된 사진을 집사람에게 보내줬더니 집사람은 보기 싫다고 하더라."라며 너무 리얼하게 완성된 노인 분장에 대한 아내의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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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이나 피부 표현뿐 아니라 이성민은 80대 노인같이 구부정한 자세와 느릿한 행동 등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을 위한 많은 표현을 해냈다. 관객들은 치밀한 계산과 연기에 감탄을 했지만 이성민은 "저는 그렇게까지 계산하거나 의도한 건 아니었다. 그냥 준비할 때부터 무의식중에 이렇게 해야겠다고 잠재되어서 자연스럽게 촬영장에서 그런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저는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부담이 많았다. 관객이 나로 인해 몰입에 방해받을까 봐 걱정했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서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완전히 80대 노인이 되어버린 이성민은 '리멤버'를 촬영하는 동안 구부정한 자세 때문에 디스크를 앓기도 했다고. 그는 "촬영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니까 좀 나아지는 거 같다"라며 현재 상태를 전하며 "저는 캐릭터 때문에 어떻게 된다는 걸 굉장히 부정했었다. 연기와 현실은 확실히 구분해야 하고, 그게 구분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특별한 심리상태나 동작, 몸짓을 하는 연기를 오래 하다 보면 장애가 오는 거 같다"라며 캐릭터에 몰입해 병을 얻게 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년이면 59살로 이제 곧 60대를 앞두고 있다는 이성민은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조금씩 말을 안 듣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렇게 나이가 드는 거 같다. 무엇보다 내가 관심 없는 것에는 호기심도 없어진다는 게 제일 안타깝다. 어릴 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관심이 가고 습득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관심 밖의 것에는 신경을 안 쓰더라. 배우로서는 그게 정말 안타깝다"라며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주말 동안 카카오가 안돼서 세상이 난리가 났는데 저는 하나도 안 불편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는데 이런 게 안타깝기도 하다."라는 말로 웃음을 안겼다.

    이성민은 "'리멤버'를 찍으면서 나보다 오래 사신 분들은 공경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보다 시간을 더 오래 사신 분은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영화를 통해 든 생각을 밝혔다.

    혹시나 본인이 알츠하이머에 걸린다면 꼭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이성민은 "촬영을 하며 그 생각을 실제로도 해봤었다. 나는 배우였다는 거는 잊고 싶지 않다. 그 기억은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가족이나 자식도 잊고 싶지 않지만 평생 해온 일이니까 배우라는 걸 기억하고 싶다"라며 손가락에 문신으로 새기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다.

    뇌종양 말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복수라는 신선한 설정과 이성민과 남주혁이 그려낸 세대 초월 버디 호흡, 그리고 친일파를 향한 거침없는 단죄에서 오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로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리멤버'는 10월 26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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