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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 정지우 감독 "첫 시리즈 도전, 다른 우주를 경험했다" [인터뷰M]

'썸바디' 정지우 감독 "첫 시리즈 도전, 다른 우주를 경험했다" [인터뷰M]
입력 2022-11-24 08:57 | 수정 2022-11-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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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로 첫 시리즈에 도전한 정지우 감독을 만났다. '해피 엔드'로 칸 영화제 국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 '사랑니' '모던보이' '은교' 등으로 인간의 내면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세밀하게 그려낸 정지우 감독은 서스펜스 스릴러이자 자칭 '기괴한 러브스토리'라고 장르를 정의한 작품 '썸바디'로 사람과의 관계를 더 길고 세밀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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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공개 이후 반응을 찾아보지 않았다는 정지우 감독은 "반응을 보고 마음이 흔들흔들한 들 작품에 도움 될 게 없어서"라며 이유를 대며 "주변에서는 다들 좋은 말만 하더라. 영화는 예매가 시작되는 순간 박스오피스의 엑셀 표가 진짜 공포스럽다. 그런데 OTT에서 공개되는 건 저희한테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아서 훨씬 더 마음은 넉넉하고, 좀 간질간질한 기분이다."라며 첫 시리즈를 공개한 소감을 밝혔다.



    큰 스크린에서 보이는 영화만 만들었던 정지우 감독은 시리즈의 제작이 엄청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촬영할 때와 편집할 때 이 화면이 핸드폰으로 본다면 어떤 정보 값을 갖게 될지에 대해 꾸준히 점검을 했고 편집을 할 때는 훨씬 더 강박적으로 확인했다. 큰 화면에서는 정보가 되는 것들이 핸드폰으로 옮겨가면 너무 작아서 정보가 되지 않더라. 공들여 만든 영상이고 큰 화면으로 보면 좋을 수 없이 많은 디테일을 마음 써서 작업했는데 그걸 알아봐 주지 못할 것 같아 아쉽더라"라며 화면 안에 담고자 했던 많은 메시지와 정보들을 생각보다 많이 함축하고 압축했어야 했던 게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며 "처음에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대도 많이 했다. 작품을 하면서 매번 사람과의 관계를 더 그릴 시간이 있다면 진짜 재미있고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걸 하게 되니까 정말 좋았다."라며 시리즈 도전이 준 장점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기쁨이 끝까지 가지는 못 했다고. 정지우 감독은 "작업 자체가 진짜 길더라. 100% 영화 스태프들이 영화를 만들 듯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정말 힘든 건 찍어도 찍어도 촬영이 안 끝나고 있는 거였다. 저 뿐 아니라 다들 조금씩 지쳐가는 게 보이고 어떤 다른 단계로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 없는 상태에서 메카닉 하게 움직이게 되더라. 그럴 때 감독으로서는 어려웠다. 다들 힘들어서 감정이 없더라도 저는 무심하게 그냥 가면 안 되니까. 장면마다 감정이 요동을 치고 있기에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게 어렵더라"라며 몇 편의 영화를 쉼 없이 찍는 듯한 긴 호흡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꼈다는 고백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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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차별 엔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지우 감독은 "시리즈는 엔딩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저도 엄청 신경을 썼는데 노력한다고 잘 되는 건 아닌 것 같더라. 1회에서 김용지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데 이걸 가지고 '만약 드라마였다면 용서할 수 없는 일, 주인공이 1화에 안 나오는 게 말이 되냐'라고 하시더라. 김용지 배우가 1회에 안 나오는지도 몰랐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렇더라. 편집에서 조금 수습을 하긴 했는데 회차별 엔딩에 강박적인 고민을 하긴 했다. 이런 인식을 갖고 난 다음에 드라마들을 보니 진짜 회차별 엔딩에 심하게 집착을 하더라. 또 홀수 차의 엔딩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하던데, 회차별 엔딩은 정말 다른 우주의 이야기 같다."라며 처음으로 시리즈를 제작하며 새롭게 알게 된 드라마 문법을 신기해했다.



    힘들고 새로웠지만 정지우 감독은 "다시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영화이건 시리즈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저를 포함해서 영화계가 영화를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워지고 있다. 쉽게 말해 반찬 투정할 때가 아니라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또 기회가 된다면 시리즈를 연출할 생각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며 "200부작짜리 대하 사극 같은 건 어떻게 찍으시는지 진짜 궁금하더라. 진짜 내공이 다른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긴 호흡의 드라마 연출자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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