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iMBC 연예
기자이미지 iMBC 연예

'썸바디' 정지우 감독 "29금이라는 범주가 있다면 그런 영화 만들고 싶다" [인터뷰M]

'썸바디' 정지우 감독 "29금이라는 범주가 있다면 그런 영화 만들고 싶다" [인터뷰M]
입력 2022-11-24 11:35 | 수정 2022-11-24 11:35
재생목록

    넷플릭스 오리지널 '썸바디'로 첫 시리즈에 도전한 정지우 감독을 만났다. '해피 엔드'로 칸 영화제 국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 '사랑니' '모던보이' '은교' 등으로 인간의 내면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세밀하게 그려낸 정지우 감독은 서스펜스 스릴러이자 자칭 '기괴한 러브스토리'라고 장르를 정의한 작품 '썸바디'로 사람과의 관계를 더 길고 세밀하게 그려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정지우 감독은 '썸바디' 기획의 시작을 "악당을 물리치는 3명 사람이 첫 단계였다"라며 이야기했다. 그는 "그 3명의 사람들이 무언가 각자 자기 고민들이 각자 있는 상태였다. 이들의 고민을 평범하고 특별하지 않게 그려내고 싶었다. 신체장애가 있거나 소수의 성적 지향성을 가지거나 아스퍼거 장애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내적으로 심각하게 자존감이 부서져 있지 않고 보통의 욕망과 보통의 일상을 누리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은 게 목표였다."라며 작품 속에 평범한 보통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SNS를 사용하거나 데이팅 앱을 써본 적이 전혀 없다는 정지우 감독은 "그래서 어떤 면에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앱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던 사람이 갖고 있는 감성을 못 따라가는 면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라는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지우 감독은 "약자인 게 분명한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했다. 궁금한 걸 따라가다 보니 호기심이 생기 겨 이렇게 만들게 되었다. 제가 제안한 작품이 아니라 이 작품은 연출을 제안받은 작품인데, 장르적으로 기획된 이 설정 속으로 한 발 한 발 들어가 제 그릇의 형태로 옮겨 담으면서 굉장히 기괴한 러브스토리가 되어버렸다."라며 서스펜스 스릴러의 장르였지만 러브스토리에 중점을 둬 자신만의 분위기와 감성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 내었음을 이야기했다.

    정지우 감독은 미술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하며 "근미래라는 말에 제일 부합하는 미술을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디바이스의 디자인을 한 더거나 새로운 걸 등장시키면 그걸 설명하기 위한 장면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주 오래된 장비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만들려고 했다. 실제로 취재한 사람들도 처음 만들었던 조립식 컴퓨터부터 사용했던 컴퓨터를 다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더라"라며 천재 개발자 '김섬'의 작업실과 집 디자인의 의미를 설명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김영광이 전라로 연기를 하는 등 '썸바디'는 18세 관람가의 자극적인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뛰어난 작품성에 대한 칭찬도 많지만 정지우 감독의 작품 속 인물들의 심리보다 출연 배우들의 특정 장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기도 한데, 이에 대해 정지우 감독의 반응은 너무나 허심탄회했다.



    "그게 상처였던 시대가 있고 그것을 다르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그 시간이 지나서 늙어가면서 그냥 '제가 에로 감독인 거 아시죠?'라고 하는 농담이 크게 상처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그런 시각이나 반응이 별로 괴롭지 않다. 그래도 봐주신다면, 안 보고 욕하는 것보다 보고 화내는 분이 낫고, 화난 김에 한 번 더 보면 고맙다. 그게 진심으로 상처가 되는 나이도 지난 것 같다."라며 털털하게 웃으며 이야기 한 정지우 감독은 "애 태워보니 소용없고 부질없더라. 알아주지도 않고 속만 상하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겠다는 마음이다"라며 어떤 심경으로 작품을 만드는지를 이야기했다.

    '썸바디'의 경우도 19금이 아닌 29금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정지우 감독은 "사실은 29금이라는 범주가 있으면 29금 영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자극과 상관없이 더 지루한 이야기라도 나이가 들면서는 표현의 범위가 더 넓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연령 제한에 신경 쓰지 않고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냈다.

    정지우 감독은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저는 김영광 배우를 사랑하며 찍었다. 김영광이 그저 무섭기만 한 사람으로 비치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위험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저 사람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기분을 주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만들었다. 김영광이 싫고 소름 돋는 인물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매혹적이면서 동시에 위험한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 배우에게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작업했음을 밝혔다.

    정지우 감독의 아내는 '기생충'을 제작한 영화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다. 전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낸 아내는 정지우 감독의 작품에 대해 어떤 평을 했는지 궁금했다. 정지우 감독은 "과거에 서로 일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서로가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절대로 서로의 일과 관련해서 아예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 시리즈와 관련돼서도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 '섬이가 가지고 있는 컴퓨터가 있으면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좋겠다'라는 이야기는 하더라. 너무 무서운 순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했다."라며 곽신애 대표의 반응을 전했다. 그러며 "아니 근데 좋은 이야기를 해야지, 뭐가 문제라고 하면 서로 싸움밖에 더 되겠습니까?"라며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과 그녀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