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올빼미'에서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소현세자'를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기품 있는 세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 김성철을 만났다.

공식적인 기록에 아주 짧은 문장으로만 정리되어 있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기에 미스터리하고 궁금증을 높이는 인물 '소현세자'를 연기한 김성철은 "문헌으로 찾아본 소현세자는 너무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더라. 왜 이렇게 안타까울지를 생각해 봤더니 그 사람의 속을 알 수 없어서라는 게 컸다. 왜 병을 앓게 되었는지, 어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졌는지, 왜 개혁을 위해 힘썼는지 많은 상상을 해봤다. 청나라에 가 있던 8년간의 기록이 많지 않았다. 8년이면 긴 세월인데 그 기간 동안 어떻게 지냈을지 궁금하더라. 공부한 것만으로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많이 부족해서 상상력으로 많이 채워내야 했다."라며 연기를 위해 소현세자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거기에 더해 많은 상상을 해봤음을 이야기했다.
스릴러 영화이고 장소가 궁 안으로 한정적인 작품이다 보니 "디테일이 정말 중요한 영화였다."라고 이야기하는 김성철은 "사소하게 몸이 움직이는 각도, 범위, 손의 위치 등도 엄청나게 디테일을 살리려는 노력을 했다."라며 연기할 때 중점을 두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김성철은 "관객들은 이미 '경수'가 밤에는 보인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소현세자'는 모르고 있었기에 극적인 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게 감독님과 저의 생각이었다. 어떻게 긴장감을 조성할지 많이 고민했다. 보인다는 걸 깨닫는 순간을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지, 제가 그 상황에 처해진다면 단박에 알아챌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소현세자'는 굉장히 상황 판단이 빠른 사람이었다. 사실적인 극적임이 필요한 연기라 많이 고민하고 연기했다."라며 아주 섬세하고 디테일한 표정과 제스처만으로도 감각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을 어떻게 그려냈는지를 이야기했다.
소현세자는 극 중에서 짧게 등장한다. 전반부에 약 40여 분만 출연할 뿐이지만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그의 존재감은 강렬하다. 이렇게 강렬했던 존재감의 이유는 김성철의 함축적인 연기였다. 그는 "한번 등장할 때마다 상대와 어떤 관계인지,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며 어떤 입장인 건지 등 많은 상황을 잘 담아내고 표현해야만 했다. 여러 인물들과 함께 하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유독 '경수'(류준열 분)와의 장면은 마음적 교류를 하려고 신경을 썼다. 극 중에서 '경수'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주려면 두 사람 사이의 교류가 각별하게 관객들도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또 '인조'(유해진 분)와 함께 있을 때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분위기를 드러내고 싶었다.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아들로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나온 것 같다."라고 장면마다의 해석을 하며 "선배님의 에너지에 맞춰 가느라 수월하게 연기했다."라며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김성철이 '올빼미'에서 돋보였던 이유는 기품 있는 모습 때문이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귀하디 귀한 소현세자 같다는 느낌이 들어 아주 평범한 대사라도 품위기 느껴졌다. 그 비결에 대해 김성철은 "세자처럼 보여야 한다는 걸 정말 중시했다. 연기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도 이 나라의 세자로 보이길 원했다. 최대한 자세도 곧게 유지하고, 말투도 여유롭게 하려고 노력했다. 감정도 많이 드러내지 않았다. 기록을 살펴보면 소현세자는 철저하게 속마음을 잘 숨기고 살았던 거 같더라. 본인의 의견을 어필하는 게 아니라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 있어도 타격이 와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이 있었다. 그래서 말투나 표정에서 그런 게 보이길 바랐다."라고 밝혔다.

또한 의상이 주는 힘도 커서 "여러 겹의 좋은 옷을 제가 혼자 입는 게 아니라 의상팀이 입혀주셨다. 남이 입혀주는 옷을 입고 있으려니 내가 조선시대에 살았더라면 나의 백성들에게 고마움을 느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느낌을 계속 생각하고 상상하며 기품 있고 곧게 보이려 했다. 어릴 때 봐왔던 사극이나 유럽의 귀족 영화 같은 걸 기억하며 '소현세자'를 만들어 갔다."라며 혼자서는 입고 벗기도 쉽지 않았던 의상의 도움으로 캐릭터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올빼미'를 통해 영화의 히든카드라는 별명을 얻게 된 김성철은 "그런 말씀은 너무 감계 무량하다. 리딩 할 때나 상견례를 할 때 늘 하는 말이 폐 끼치지 않겠다는 말이다. 저를 믿어준 분들에게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고 싶다. 관객들에게는 '소현세자'가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저런 세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영화를 보신 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라며 영화를 보고 난 뒤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말에 대해 이야기했다.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올빼미'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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