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중 '나는 솔로'는 시즌제가 아닌 기수제를 택하며 독자 노선을 탔다. 데이팅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SBS 예능프로그램 '짝'을 제작한 연출진이 뭉쳐 만든 '나는 솔로'. 지난해 7월부터 방송돼, 약 1년이 넘었다. 매 기수가 바뀌어도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비드라마 TV화제성 톱10 상위권에 꾸준히 포진하며 화제성을 유지 중이다.
또한 출연자들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타 연애 예능과 달리, 뚜렷한 개성을 가진 보다 폭넓은 연령층의 출연자들이 등장한다. 우리 주변에 한 명쯤 있을 것 같은, 날 것 그대로의 면면이 특징이다.
매 기수 출연자들은 프로그램 바깥에서도 인플루언서를 넘어 스타급의 관심을 받아왔다. 최종 선택 결과를 떠나 출연자들이 '현커'(현재 커플)가 된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열띤 추리를 펼치기도.
9기 영숙-광수 커플, 10기 현숙-영철 커플 등 '현커' 출연자들의 SNS는 기수가 마무리된 후에도 뜨거운 감자다. 데이트 인증샷을 통해 이들의 사랑이 현재진행형인지, 연예인 급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4기 정식-영숙 커플, 6기 정숙-영식 커플 등은 결혼식 현장까지 공개되며 과몰입의 끈이 여전히 끊기지 않는 중.
물론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소위 빌런 출연자들도 덩달아 화제를 모았다. 너무나 리얼하게 연출된 탓인지, 일부 출연자들의 꾸밈없는 언행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그럼에도 '나는 솔로'는 돌싱특집, 스핀오프 프로그램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를 제작하며 연애 예능 돌풍의 선봉에 여전히 위치 중이다.
◆ MZ 연애 교과서, '환승연애2'

지난 10월 종영된 '환승연애2'는 올 하반기를 말 그대로 강타했다. 티빙 역대 오리지널 콘텐츠 누적 유료가입 기여자수 1위, 주간 시청UV 티빙 역대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모든 출연자가 곧 인플루언서였다. 정현규, 성해은, 이나연, 남희두 등 방송 후 집계된 이들의 SNS 팔로워는 수십만 명에 달할 정도. 이 중 성해은은 팔로워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독보적 인기의 중심에 섰다.
타 연애 리얼리티와 비교해 MZ세대 시청자들의 강력한 과몰입을 불렀다는 평가를 받는 '환승연애2'. 연출을 맡은 이진주 PD는 최근 진행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상 속에 있는 친구 같은 사람들"이 섭외 기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로그램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설렘의 감정에 집중해, 공감의 서사를 켜켜이 쌓아 올렸다. 출연진 모두의 사연을 빠짐없이 파고들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작품을 완성했다. 여기에 '만약 전 연인을 다시 만난다면 어떨 것 같을까'라는 발칙한 설정이 가미되니, 화제성은 날개 돋친 듯 뛰어올랐다.
'환승연애2'는 'MZ 연애의 교과서'로도 통했다는 후문이다. 미완의 관계에서 완벽한 사랑을 찾아가는 여러 커플의 서사가, 마치 연애에 서투른 자신에게 연애 상담을 해주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또한 사회적 압박으로 연애까지 포기했다는 'N포 세대' 청년들에게, '환승연애2'는 출연자에게 자신을 투영해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한 편의 오락으로서 기능했다는 평이다.
◆ 돌싱도 당당한, '돌싱글즈3'

이별한 커플을 조명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돌싱들도 연애 예능의 전면에 섰다.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맞은 MBN 예능프로그램 '돌싱글즈3' 이야기다.
'돌싱글즈3'은 이혼 후 돌아온 싱글들의 연애와 동거 라이프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 돌싱남녀들의 솔직한 심리와 극과 극인 동거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아냈다.
결혼까지 골인한 시즌2 윤남기-이다은 커플에 이어 최동환-이소라, 조예영-한정민 등 화제의 출연자들이 탄생하며 '돌싱글즈'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갔다.
시청률 역시 5주 연속으로 종합편성채널 동시간대 1위 (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도 거뒀다.
화제성 상승의 기반은 변화된 사회적 풍토였다. 이혼 사실이 더 이상 숨겨야 하는 꼬리표가 아니게 된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와 맞물려, 돌싱이라는 새로운 소재로의 확장성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이다.
이혼과 재혼이 더 이상 특이한 케이스가 아닌 현재, 돌싱 역시 평범한 이들처럼 사랑을 갈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어젠다를 제기하기도 했다.
'돌싱글즈'의 성공은 '돌싱포맨', '우리 이혼했어요' 등 이혼한 이들을 소재로 다루는 여러 예능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한부모 가정, 이혼 가정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깨는데 일조했다는 호평도 나왔다.
다만 일부 출연진들의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오르며 일반인 예능의 고질적인 출연자 검증 문제가 또다시 숙제로 남았지만, 이 역시 연예인 못지않은 이들에 대한 화제성의 반증이었다.
백승훈 / 사진제공 ENA, MBN,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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