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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김고은 "명성황후 시해 장면, 너무 울부짖었더니 목에서 피맛이 나" [인터뷰M]

'영웅' 김고은 "명성황후 시해 장면, 너무 울부짖었더니 목에서 피맛이 나" [인터뷰M]
입력 2022-12-09 18:47 | 수정 2022-12-0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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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영웅'을 극화한, 공연을 넘어선 전율과 감동을 극대화한 영화 '영웅'에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김고은은 극 중에서 명성황후가 일본군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한 뒤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군의 정보원이 될 것을 자처한 인물로 등장한다. 신분을 숨긴 채 일본인으로 위장해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한 '설희'는 그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들은 정보를 독립군에게 전하던 '설희'는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토 히로부미의 계획을 알게 되고, 서둘러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들에게 정보를 타전하는 막중한 임무를 펼쳤다.



    윤제균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설희' 역할에 김고은만 염두에 뒀다고 했을 정도로 신뢰를 보였었다. 김고은은 "그 이야기 듣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연기적인 것 외에도 노래에 대한 기대가 있으실 테니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하게 된 계기였다."라고 이야기하며 "함께 작업을 하기 전에는 '쌍 천만' 감독이기도 하시고 명장이셔서 멀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고 막연하게 되게 큰 어른이라는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실제 작업을 해 보니 너무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이신 게 반전이었다."라며 윤제균 감독과의 작업 소감을 밝혔다.

    김고은은 "감독님의 유머러스함이 감사했다. 무거운 작품이고 연출의 부담은 그대로 가지면서도 현장은 재미있게 운영하시니 현장에 가는 게 너무 즐거웠다. 근데 저한테 처음 제안을 하실 때 너무 큰 감독님인데도 떠시더라. 너무 당황하고 신기해서 나중에 왜 떠셨냐고 물어보니 그만큼 간절했다고 하시더라. 그 말씀도 놀랬고 멋진 분이라 생각했다"라며 윤제균 감독과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대본을 받고 난 뒤 원작 뮤지컬 '영웅'을 찾아봤다는 김고은은 "대본에서의 넘버의 빈 부분과 장면 사이의 연결 표현이 잘 이해가 안 되던 부분이 있어 원작 뮤지컬을 봤다. 뮤지컬을 보니 당연히 감동적이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의 자긍심도 있었다. 그리고 대본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라며 뮤지컬을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영화에서의 '설희'는 뮤지컬 원작과 달리 서사가 많이 추가되었다. 김고은은 "영화 속 '설희'는 명성황후와 더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친밀함이 있는 인물로 서사가 풀어져 있다. 그래서 좀 더 일본에 가게 되는 명분이 살았고, 일본을 가는 목적의식도 뚜렷해지고 명확하게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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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고은이 이일화와 함께 명성황후 시해를 연기했던 장면은 긴 대사도 없이 짧은 몽타주만으로도 '설희'의 감정의 깊이와 서사가 다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울림이 있는 장면이었다. 김고은은 "이일화 선배와 처음으로 같이 호흡을 맞췄는데 너무나 따뜻한 선배였고 감사했다. 특별 출연이신데도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셔서 감독님과 제가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었다. 그 장면은 대사가 별로 없고 가사로서 표현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설희'는 몇 마디 없는 대사를 함축적으로 잘 표현해야 해서 고민이 많았다. 현장은 재미있게 웃으면서 진행이 되었지만 슛이 들어가면 너무 극단적인 상황이기도 하고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처참해서 감정이 너무너무 격해졌다. 명성황후가 불타는 장면을 보며 궁녀들이 소리 지르고 울부짖는 장면을 찍을 때 하도 소리를 질러서 나중에 목에서 피 맛이 날 정도였다."라며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며 "감독님이 정말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이고 심장도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서 좀 힘들었다. 하지만 '설희'가 명성황후와 인간적인 친밀함이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일화 선배의 덕이 커서 당시 연기할 때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라며 명장면의 공을 선배와 감독에게 돌렸다.

    윤제균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진정성' 있는 영화를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었다. 작품 속 어떤 장면에서 진정성을 느꼈냐는 질문에 김고은은 "마지막에 기차에서 뛰어내리기 전 한번 뛰어들려고 시도했다가 난간을 다시 붙잡고 '다시 태어나도 조선의 딸이기를 빌고 기도한다'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 장면은 감독님과 제가 상의해서 만든 장면이다.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이 분명하게 있을 것 같았다. '설희'도 사람인데 얼마나 두려웠겠나. 그 와중에 '다시 태어나도 조선의 딸이기를' 바라는 가사말이 너무 가슴에 저릿하게 와 박혀 아프더라. 너무 울컥했었다. 그게 '설희'를 진정성 있게 표현해 주는 말이라 생각했다. 감독님도 아마 그 장면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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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벌써 '유미의 세포들'과 '작은 아씨들' 두 편의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흥행에도 성공시킨 김고은은 "매 작품 흥행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작을 하고 싶다. 배우가 직업이니까 하나씩 하고 싶다. 흥행이 된다면 너무 감사하겠지만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으니까 그것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계속 연기를 해나가고 싶다."라며 배우로서의 바라는 바를 이야기했다.



    배우로서의 장점이 뭐냐는 질문에 김고은은 "뭐는 안된다, 뭐는 싫다는 게 딱히 없다는 게 장점 같다. 스스로 연기나 역할의 제한을 주고 싶지 않고 한계를 스스로 단정 짓고 싶지 않다. 어떤 역할이든 맡겨만 주시라"라며 당당하게 밝혔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영웅'은 12월 21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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