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들어주고 도와주는’ 백동주와 김태희의 생사초월 상부상조는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고인들의 의뢰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떠난 자’와 ‘남겨진 자’의 마음을 잇는 소원해결사 백동주와 김태희의 활약은 따스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죽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소중하지만 잊고 지냈던 평범한 감동을 일깨우며 ‘힐링드’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백달식(박수영 분)은 만삭의 임산부를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임산부는 세쌍둥이를 낳았고, 네 명의 생명을 살린 의로운 죽음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동주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마지막 손님으로 맞이하게 됐다. 백동주는 입관실로 들어선 아버지를 보며 눈물을 터뜨렸고, 딸을 만난 백달식은 “1분만 만나고 가게 해달라고 애타게 빌었는데...”라며 죽고 난 뒤 찾아온 기적에 감사해했다. 그는 가지 말라고 슬퍼하는 백동주를 따스하게 달랬다. 사랑한다는 말을 나누며 이별하는 부녀의 애틋한 모습이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장례를 마친 백동주는 아버지 없는 빈방에서 딸의 혼수 자금을 차곡차곡 모아둔 통장을 발견했다. 백달식은 딸밖에 모르고 산 ‘딸 바보’였다. 백동주는 귀하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더 많은 사람과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다. 백달식과 함께 담근 김치를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나누며 아버지를 기렸다.
백달식의 의로운 죽음은 백동주와 김태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줬다. 백동주는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사람을 구한다는 건, 살릴 수 있다는 건,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태희 씨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인데”라고 말했다. 백동주의 응원에 김태희는 다시 용기를 냈다. 생명을 구하는 의사로 돌아간 김태희의 변화는 따스했다. 백동주 역시 고인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은 사라졌지만, 장례지도사의 길을 선택했다. 인생의 마지막 3일을 지켜주는 장례지도사로서 길을 걸어가는 백동주의 값진 결정이 감동을 자아냈다. 서로의 위안과 힘이 되어주며 아픔을 극복한 두 사람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살았나요? 죽었나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엔딩 내레이션은 백동주와 김태희가 함께 그려갈 새로운 내일을 기대케 했다.
백동주의 기묘한 능력에 숨겨진 비밀도 공개됐다. 백동주와 김태희는 ‘봉수전기 화재사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백동주의 어머니는 김태희를 구하고, 백동주를 낳은 뒤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백동주가 만난 고인들은 백동주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었다. “때론 버겁고 고단한 인생일지라도, 그 고운 마음 품고 오늘을 살아간다면...우리는 동주를 만날 수 있습니다”라는 미카엘(오대환 분) 신부의 목소리는 ‘일당백집사’가 전하고자 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지며 여운을 선사했다.
‘죽기 전에 딱 한 가지 소원을 빌 수 있다면?’에서 시작한 ‘일당백집사’. 고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장례지도사 백동주의 고군분투를 따라 유쾌하게 웃다 보면 어느새 코끝이 찡해졌다. 유쾌한 터치와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낸 ‘죽음’, 판타지 속에 녹여진 현실은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에 맞닿은 판타지에 공감의 깊이를 더한 배우들의 열연도 빛났다. ‘행복’과 마주할 용기를 서로에게 전한 두 집사의 특별한 로맨스부터 소원해결사로서의 다이내믹한 활약까지 ‘일당백’한 이혜리, 이준영의 케미스트리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여기에 적재적소 웃음을 책임지고, 극의 짜릿한 텐션까지 조율한 이규한, 송덕호, 태인호, 오대환, 박수영, 한동희, 서혜원 등 배우들의 열연은 ‘일당백집사’의 공감과 웃음을 증폭하는 힘이었다.
백승훈 / 사진제공 아이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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