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젠틀맨'에서 귀족 검사 출신 언터처블 대형 로펌 재벌 ‘권도훈’을 연기하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결의 빌런을 연기한 박성웅을 만났다.
영화 속에서 박성웅은 특수부 검사 출신이자 대형 로펌의 대표 변호사 ‘권도훈’으로 검사직을 내려놓고 사법계 인사들에게 전방위적인 로비를 해서 대형 로펌을 세운뒤 자신의 비리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층에게 끊임없이 접대하는 안하무인이지만 품격 있고 깔끔한 걸 좋아하는 성격의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신세계'의 '이중구'를 연기한지 내년이면 10년째인 박성웅은 "저는 아직도 '신세계'가 너무 좋으면서도 고민이다. 아직도 길에서 만나는 고등학생들이 저한테 '중구형'이라고 한다. 영화를 안본 사람들도 짤은 다 봤을 정도로 할리우드의 '대부' 같은 작품이다. 배우로서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중구'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쳤다. '메소드' 같은 작품도 해봤고 '대무가'도 해봤다. 계속 특이하고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데 그런데도 '신세계'를 넘어서기 힘들더라."라며 배우로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이중구' 캐릭터를 지우는 것임을 고백했다.
'젠틀맨'의 시나리오를 받고 자신이 소모되지 않을까 처음 가졌던 생각은 이런 이유에서 였다고. 직업이 변호사지만 '이중구'와 비슷해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그의 고민은 의상과 감독의 도움으로 털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박성웅은 "스카프나 포켓치프, 시계 등으로 스타일링 한 것도 좋았지만 제일 좋았던 건 '권도훈' 집의 실내 정글이었다. 감독님도 자신만만하게 그 세트장을 보면 마음에 들어 할 거라 했었는데 진짜 거기를 걸어가는데 그 장면만으로도 '권도 훈'이 어떤 인물인지를 40% 정도 보여줄 수 있어서 진짜 마음에 들었다."라며 미술과 세트로도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데 도움을 받았음을 이야기했다.
기존의 빌런 이미지, 혹은 자신의 과거 캐릭터 이미지와 어떻게 차별화 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는 박성웅은 "김경원 감독이 큰 도움을 줬다. 젊고 여리여리한 감독이었고 입봉작이었는데 지금껏 만난 감독들과 달랐다. 지금까지 저에게 뭘 요구하는 사람이 없었다. 제가 워낙 준비를 많이 해가니까 현장에서 준비한 걸 보여주면 그중에서 감독들이 골라서 썼었는데 김경원 감독은 이 장면은 어떻게 해 달라고 디렉션을 주더라. 그게 굉장히 신선했는데 막상 그렇게 연기를 하고 보니 흐름상 맞더라. 그때부터 신뢰가 쌓여서 촬영이 많이 편했다. 마지막 촬영을 할 때 감독이 저를 안고 안 놔주더라."라며 너스레를 떨며 김경원 감독과의 작업이 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박성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나도 빌런이지만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걸 느꼈고, 다시 빌런 역할이 들어와도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 생각했다. 소진되고 밀리는 게 두려웠는데 감사하게도 연기 생활 초반 10년 동안의 무명 생활을 버텨냈던 내공이 있어 지금이 있는 것 같다."라며 어쩌면 스스로에게 한계로 느껴졌던 '신세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 '젠틀맨'은 12월 28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콘텐츠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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