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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곽승규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입력 2022-04-27 11:55 | 수정 2022-04-2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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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 SCENE 1. 스카이다이빙

    대형 전광판 속에 나타난 공수부대원(항공육전병)들의 훈련 모습. 이들이 헬기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까지 전광판 영상으로 소개.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잠시 뒤 이들이 실제 모습을 드러낸 건 평양 김일성 광장 상공. 헬기에서 뛰어내린 이들은 조명이 달린 옷을 입은 채로 하늘에서 원을 그리며 내려와.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이 현실에 나타난듯한 모습에 열광하는 평양 군중들. 공수부대원들이 대형 국기를 매달고서 광장에 착지하는 순간 분위기는 정점에 달해.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 SCENE 2. 레드카펫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은 채 등장하는 검은차. 그 차에서 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원수 계급장을 단 하얀색 군복을 입은 김 위원장과 옷 색깔을 맞춘 듯 역시 하얀색 정장을 입은 부인이 함께 레드카펫을 밟으며 유유히 입장.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 SCENE 3. 감사 인사

    국기 게양식 중 국가를 따라부르다 연이어 눈을 감는 김 위원장. 뭔가 감정이 북받친 듯한 표정과 이를 잡는 카메라. 이어진 연설에서 군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김 위원장.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딸들을 국가방위의 전초선에 내세운 이 나라 모든 가정에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이 세 장면에서 보듯 지난 25일 밤 열린 북한의 열병식은 잘 연출된 한편의 거대한 쇼와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이 성대한 쇼를 펼칠 무대로 심야시간을 선택했습니다.

    이래서 밤에 했나? 심야 열병식 속 북한의 선전술
    # 심야시간 활용한 화려한 연출

    심야 열병식은 김정은 집권 시기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번이 총 4번째인데 형형색색의 조명과 불꽃놀이, 대형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 상영이 어우러진 화려한 연출을 하기에는 낮 시간대 열병식보다 확실히 유리합니다.

    이번에도 공수부대원들이 형광 조끼를 입고 하강하며 밤하늘을 수놓았고 항공쇼와 축포 발사까지 곁들어져 대내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북한은 25일 밤에 열린 행사를 하루가 지난 26일 저녁에야 녹화중계했습니다.

    이 녹화중계에는 열병식에서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사전에 촬영된 영상도 중간중간 많이 포함됐습니다.

    군인들이 신발끈을 묶는 모습, 열병식 기념 배지를 다는 모습, 훈련을 하는 모습을 사전에 촬영했다 열병식 행진 장면과 교차편집하는 식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4일 화성-17형이라 주장하는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할 때도 마치 뮤직비디오와 같은 연출기법을 선보였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한 북한의 선전선동 기술이 선진화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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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장은 화려, 내용은 위협

    그러나 화려한 포장을 걷어내고 살펴보면 그 속은 위협적인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세력이든 북한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북한의 핵무력은 다음 사명을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근본이익 침해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다만 북한 영토를 직접적으로 공격당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판단하기에 북한의 이익을 침해당하는 일이라면 핵을 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핵의 선제적 사용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위협을 뒷받침하는 최첨단 무기도 공개됐습니다.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엔은 이번 열병식에서 나타난 김 위원장의 위협적인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 평화와 안보, 글로벌 비확산 체제에 위협이라는 평가를 다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도 "우리는 늘 북한에 당사자들과 협력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에 대한 대화로 돌아올 것을 간청해왔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그렇게 할 것을 권고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 수사(레토릭)를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엠빅뉴스] 140분짜리 역대 최대 규모 북한 열병식 8분 정리!
    https://www.youtube.com/watch?v=K-qNy_9H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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