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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아냐" 억울하다는 김은혜‥해명 들여다보니

"부정청탁 아냐" 억울하다는 김은혜‥해명 들여다보니
입력 2022-05-20 16:45 | 수정 2022-05-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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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청탁 아냐" 억울하다는 김은혜‥해명 들여다보니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경기지사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KT의 전무로 있던 시절, 부정 채용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김 후보가 남편 친인척을 부당하게 취업청탁했다는 의혹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후보 사퇴와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부정 청탁을 했다면 왜 해당 인사가 최종 탈락했겠느냐.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민주당의 나쁜 버릇을 경기도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제기된 의혹과 해명을 하나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합격→불합격' KT 지원자 추천자에 김은혜‥"청탁 없었다"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지난 2012년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KT에 딸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이석채 당시 KT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 때 불려 나오지 않도록 편의를 봐준 대신 딸의 정규직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았는데, 지난 2월 이 회장과 함께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당시 대법원에 송부된 서울고등법원 판결문을 보면 KT 내부 임원 추천자 채용 명단이 증거 자료로 첨부됐는데, 추천자 항목에 회사 임직원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82년생 지원자 김 모 씨의 추천자로 KT 전무로 재직한 김은혜 후보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겁니다. 1차 면접에서 면접관 3명에게 각각 B, C, D 등급을 받아 탈락 대상자였던 김 씨는, 다시 합격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은혜 후보 측은 "어떠한 청탁도 없었고, 해당 지원자가 채용되지도 않았다고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바뀐 지원자를 추천한 사람으로 김 후보의 이름이 올라간 것에 대해선 해당 표만으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잘 모른다고만 답했습니다.

    특히 해당 지원자를 추천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있다, 없다'가 아니라 해당 지원자를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다음은 취재진과 김 후보 간의 질의응답 내용입니다.

    김은혜 후보: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절대 거기에 관여한 적이 없습니다."
    기자: "추천한 적이 아예 없으시다는 뜻인가요?"
    김은혜 후보: "이 분(지원자)에 대해서 제가 잘 모릅니다."
    "부정청탁 아냐" 억울하다는 김은혜‥해명 들여다보니

    이석채 전 KT 회장 부정 채용 사건 관련 서울고등법원 판결문

    김은혜,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남편 친척 추천한 건 사실"

    어제(19일) KBS는 당시 검찰 조서를 인용해 김은혜 후보가 2019년 2월 검찰에서 이 문제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이때 KT 공채 과정에 남편의 친척을 추천한 일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서를 보면 "공채 과정에 해당 지원자를 추천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사 질문에 김 후보는 "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해당 지원자는 남편의 친척인데, 시댁 쪽에서 챙겨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KT의 누구에게 추천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도 "회사 내부 기준에 부합하는 인재라면 뽑아주고, 아니라면 탈락시키라"는 식으로 설명한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오늘(20일) 아침,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정 청탁한 적 없다. 서슬 퍼런 민주당 정권에서 제가 조금이라도 잘못을 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김 후보의 추천으로 해당 지원자가 1차 면접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제가 부정청탁을 했다면 그분이 최종 합격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시댁 쪽 요청을 받았다고 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수사를 받은 적이 없고 문제가 됐으면 검찰에서 기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원자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제가 이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할 정도로 청탁에 관련된 사안도 아니었다"고 답했습니다.

    "해명 거짓으로 드러나" vs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 훼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오늘(20일)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의 부정 취업 청탁 해명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부정 취업 청탁 의혹에 대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의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수사당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선대위는 오늘(20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백혜련·김승원 의원을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 후보가 KT 전무 재직 시설 신입사원 공채에 부정청탁한 사실이 없는데도 3명의 의원은 페이스북 논평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부정청탁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허위사실 적시로 김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추천'을 했을 뿐, '부정 청탁'은 아니다?

    김은혜 후보의 해명과 법원 판결문에 첨부된 KT 내부 문건(KT 내부 임원 추천자 채용 명단), 그리고 당시 검찰 조서 등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김 후보는 2012년 KT 전무로 재직할 당시 남편의 친척인 김 모 씨를 '챙겨봐 달라'는 시댁 쪽의 부탁을 받고 추천했습니다. 다만, 추천을 하면서 "회사 내부 기준에 부합하는 인재라면 뽑아주고 아니라면 탈락시키라"는 식으로 설명했습니다. 해당 지원자인 김 모 씨는 1차 면접에서 면접관 3명에게 각각 B, C, D 등급을 받아 탈락 대상자였지만 '합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최종 불합격했습니다. 김 후보가 당시 해당 지원자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내부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탈락시키라"고 말했으니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더구나 해당 지원자가 최종 불합격 처리됐으니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김 후보가 해당 지원자를 추천한 사실이 맞다면 그 '추천'이 왜 '부정한 청탁'이 아닌 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KT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해당 지원자는 1차 면접 당시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바뀐 것으로 나오는데, 판정이 바뀐 게 맞는 지, 바뀐 게 맞다면 그 과정에서 당시 김은혜 전무가 영향력을 발휘했는 지 등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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