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경선 이후 50여일 만에 대중 앞에 섰습니다.
5년 만에 새로 쓴 책과 함께 돌아왔는데요, 지난 토요일(11일) 서울의 한 서점에서 열린 그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 현장은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습니다.
북콘서트를 찾은 이들은 2030이 대다수였는데 1, 2층에 130명 정도의 좌석이 마련된 서점에 400~500명이 몰리다 보니 에어컨이 무용지물이 될 정도였습니다. 정말 너무 사람들이 많다 보니 비유가 아니라, ‘물리적인’ 실내 열기가 사우나만큼 달아올랐는데요, 더운 여름날 이렇게 몰려든 지지자들과 젊은이들이 유승민 전 의원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은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인가’ 였을 겁니다.
“지금 마음 속 야수는?”
빽빽하게 들어선 청중 사이로 마이크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유 전 의원에게 궁금한 질문들은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의 북토크 시간에 이뤄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정치인 유승민의 마음 속에 있는 야수는 뭘하라고 말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여러 가지 버킷리스트가 있기는 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충실하게 야수의 본능에 따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알 듯 모를 듯한 답변을 했습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그의 북콘서트는 사인회로 이어졌고 긴 줄에 늘어선 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경기지사 낙승할 선거 어렵게 졌다”...대통령실 정무비서관 참석
경기지사 국민의힘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민심’에서는 크게 이겼지만 노골적인 ‘윤심’ 마케팅을 펼친 김은혜 후보에게 당심에서 밀리면서 석패했습니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윤핵관 중 최고의 윤핵관” 김은혜 후보가 결국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김은혜 후보와 함께 경기도를 돌아다니고 김 후보의 유세장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해서 ‘윤심 김은혜 경기지사 만들기'에 ‘올인’했지만 결국 “누가 경기지사를 할 재목인가”라는 이른바 ‘인물론’을 넘을 수 없었다는 것이 경기지사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경기지사 결과에 대해 “유승민이 나왔더라면 넉넉하게 이겼을 것,” “낙승할 선거를 어렵게 졌다”면서 유승민 전 의원을 재조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그런데 재미있는 건 유승민 전 의원의 토요일 북콘서트 현장에 홍지만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는 점입니다. 홍 비서관이 개인적인 인연으로 참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지사 선거과정을 거치면서 대척점에 선 상황에서 홍지만 비서관이 왜 북콘서트에 왔는지는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당분간 정중동”...2학기 대학에서 경제학 강의
유승민 전 의원의 측근들은 그가 당장 나서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정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지사 선거를 통해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층에 유승민 전 의원이 소구력이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언젠가는 그를 찾을 때가 오지 않겠냐고도 했습니다.
북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유승민 전 의원은 올가을부터는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입니다.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를 향한 해법이 무엇인지를 함께 찾는 강의가 될 거라고 하는데요, 청강이 허락된다면 한번쯤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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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혜
'야수의 본능'으로 돌아온 유승민‥이대남·이대녀 가르친다
'야수의 본능'으로 돌아온 유승민‥이대남·이대녀 가르친다
입력 2022-06-13 11:57 |
수정 2022-06-1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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