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배경을 추측케하는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원회의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기사를 오늘(14일) 보도했는데, 여기엔 김 위원장이 회의 시작 전 당 중앙위 일꾼(간부)들에게 '지금 주민들이 쓰고 있는 소비품을 그대로 사 오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신문은 지시를 받은 당 간부들이 아이들의 혁대(허리띠)부터 가정에서 쓰는 치약까지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그대로 가져왔으며, 이를 본 김 위원장이 크게 화를 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참석자들에게 제품 하나를 들어 보여주며 "소비품의 질은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며 강하게 질책했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인민들이 쓰는 소비품 문제를 두고 안타까워하고 화를 내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통해 당 간부들이 자책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인민들을 위해 격노한 김 위원장의 애민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화를 낸 것에 대해 다른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며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고위 관료들을 질책하는 방식으로 민심수습에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어제(13일) 저녁 6시까지 집계한 결과 하루동안 전국적으로 3만2천810여 명의 신규 발열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발열환자가 40만 명에 육박했던 지난달 15일에 비하면 크게 호전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겉으로 내세우는 수치와 달리 코로나로 인한 통제가 장기화되면서, 특히 생활수준과 의료상황이 열악한 지방일수록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과 교수는 "평양은 어느 정도 (코로나가)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에선 유열자(발열환자)는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장마당 나가서 경제활동을 해야지 먹고 사니까 열이 나지만 이를 감추고 나와서 장사를 하는 과정에서 코로나가 또 확산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 관리 및 경제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인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기 때문에 김정은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고위 관료들을 비난함으로써 인민들의 민심과 불만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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