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대인기피 있다'며 4급 판정 받은 사람들‥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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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대인기피'로 4급 판정 받은 사람들의 정체는?

병역의 화두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공정'입니다. 날이 갈수록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연스럽게 '병역 면탈'이라는 문제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기 마련입니다.

"병무청, 정신질환 위장 병역면탈 4명 적발". 지난달 병무청이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입니다. 당시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은 우울·대인기피·충동 조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 증상을 거짓으로 호소해, 진단서를 발급 받은 혐의를 받는 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병무청에 따르면, 이들 4명은 현역병 복무를 피하고 계속 돈을 벌기 위해 정신질환을 꾸며내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면서 같은 병원에서 진료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더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병무청 특사경에 적발돼 검찰로 넘겨진 이들 일당 가운데 전·현직 자동차 매매업자 2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당 가운데 한 명이 병역판정 검사규칙을 미리 알아본 뒤, 정신질환 사유 신체등급 4급 판정 요건인 '6개월 이상 치료 또는 1개월 이상 입원 병력'을 충족하기 위해 진료를 받았다는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실제로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으면서 현역병 복무를 피하게 됐는데, 이 자동차 매매업자가 이 사실을 알고 지내던 지인 등에게 자랑하면서 다른 3명도 같은 방식으로 4급 판정을 받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병무청 제공

지난해 '정신질환 위장 병역면탈 혐의자' 29명‥"유사 사례 집중조사"

이들이 덜미를 잡힌 건 병무청 특사경의 집중조사 덕분이었습니다.

우울증과 대인기피 등으로 상당한 기간의 병력이 있는 사람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자동차 매매 같은 영업 업무를 보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었단 겁니다.

병무청 특사경이 우울·대인기피 증상을 이유로 신체등급 4급 처분을 받은 인원들의 자료를 분석해보니, 질병 이력과 사회 활동이 맞지 않는 사례가 있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해 허위 질환자를 적발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검찰로 넘겨진 이들 일당이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를 확정받게 되면, 다시 병역판정 검사를 받고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병무청은 전했습니다.

이처럼 정신질환을 위장한 병역 면탈 사례는 지난 2018년 7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29명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사진 제공:연합뉴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정신질환 위장 병역 면탈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사전 대책과 엄정한 사후관리로 공정한 병역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병역 면탈' 탓에 혹시라도 실제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도 되는데요, 병무청 관계자는 "매년 주기적으로 정신질환 관련 병역판정자들을 대상으로 허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병무청은 또 "데이터 분석 등으로 유사 사례를 집중 조사하고, 병역 면탈 예방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자료제공: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