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삭제 지시한 적 없어..국정원의 교묘한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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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어제 있었던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 전 원장의 지시 이전에 국정원장으로부터 직접적인 첩보 삭제 지시를 받은 적 없었다'는 국정원 담당 국장의 발언에 대해 "국정원의 교묘한 장난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어떤 경우에도 청와대로부터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그 누구에게도 삭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통해서 비서실장이 원장의 지시다라고 해서 삭제 지시를 했다고 하는데, 당시에 비서실장이 한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러한 사실을 다 부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거듭 말씀드리지만, 심야 회의에서 서훈 실장으로부터 저는 그러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또 검사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 지시가 있는지를 찾기 위해 대통령 기록물 보관소를 두 달 이상 압수수색 하고 있다면서 "못 찾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분명히 없고, 국정원장 2년을 하면서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소환 조사에 대해서는 아직 검찰이 요청하지 않았고,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보도도 오보라면서, 소환조사 요청이 오면 "당연히 나갈 것이다.

저는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측이 SI 자료에 '월북'이라는 단어가 있었다고 한 데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SI가 뭔지도 몰랐다"며 "만약 월북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더 이익이지만, 사실대로 얘기하면 제가 기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준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대통령실에 직접 사퇴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정무직 인사권자는 대통령이지만 함께 근무한 기조실장의 인사는 국정원장을 패싱하지 않고 거쳐서 청와대에 보고가 돼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