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다음 날 오전에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사고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통일하고, '피해자' 대신 '사망자' 등의 용어를 쓰도록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MBC가 확보한 행정안전부의 비공개문건에 따르면 행안부는 이같은 내용의 중대본 회의 결과를 지자체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협조 사안을 논의했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행안부는 '10월 30일 오전에 열린 중대본 회의의 주요 내용'이라면서, "사고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통일하고 피해자 등의 용어가 아닌 "사망자", "사상자" 등 객관적 용어를 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총 7일 동안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설정하고 공공기관, 재외공관 등에서 조기게양 및 관계기관 공무원 추모 리본을 패용해야 한다"고 중대본 회의 내용을 전했습니다.
해당 문건은 10월 30일 오후 4시 행안부 차관 주재로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부단체장이 참석한 영상회의록으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들의 협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국회 행안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CNN 등 주요 외신도 'disasters', 즉 '참사'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태원 사고'라고 통일하라는 지침은 윤석열 정부 들어 발생한 대형 재난의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황망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를 피해자로 규정하지 못하게 한 이유는, 가해자가 없는, 국가의 책임이 없다고 하기 위함이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같은 문건 내용에 대해 "중대본에서 나온 얘기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회의에서 언급돼 기록된 것"이라며 "중대본에서 왜 그와 같은 결정을 했는지는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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