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황운하·김어준 직업적 음모론자"..민주 "국회 모독"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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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로 지칭해 야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예결위가 한때 파행됐습니다.

한 장관의 발언은 '한동훈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는 건 황당한 주장인가'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조 의원은 "서울시민의 세금이 쓰이는 교통방송(TBS) 진행자 김어준 씨가 이런 황당한 주장을 만들고, 민주당 의원이 참여한다"며 "김 씨가 주도해 민주당 전체가 (황당한 주장에) 빨려 들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앞서 황 의원은 지난 2일 김 씨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경찰이 이번 핼러윈 행사에서 마약 수사 업무에 다수 경력을 투입했다며 한 장관의 '마약과의 전쟁'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김어준 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사실이 아니"라면서 "(민주당) 전체까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가세하는 분들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을 '정치적 음모론자'라고 평가하는 국무위원의 발언이 경악스럽다"며 "신성한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 의원의 합작으로 이런 것들이 진행되는 것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김한규 의원도 "황 의원의 얘기가 사실과 다르다고 얘기하면 되는데 어떻게 국무위원이 입법부 구성원에게 '직업적 음모론자'란 얘기를 하느냐"면서 "예결위원장이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고 항의했습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한 장관은 거듭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은) 김어준 씨와 황운하 의원 둘 다 포함된 이야기"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사과 의사가 있느냐는 우원식 예결위원장 물음에도 한 장관은 "음해를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끝내 사과를 거부했고, 예결위는 밤 10시쯤 정회됐습니다.

예결위는 정회한지 50분 만에 재개됐지만, 한 장관이 야당의 사과 요구를 거절하면서 다시 정회됐습니다.

한 장관은 차수를 변경해 12시 20분쯤 다시 열린 예결위에서 자신의 답변에 대해 유감을 표했고, 우 위원장은 "불필요한 얘기를 하고 파행에 이르게 하는 건 국무위원으로서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