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030 세계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APEC 회원국들을 상대로 물밑 유세전에 나섰습니다.
강력한 경쟁 후보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도 오늘 방콕에 도착해 박람회 유치를 위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우리와 사우디 모두 공식 다자 석상에서는 월드엑스포 유세를 하지 않지만, APEC 회원국과 양자로 만날 기회만 되면 한 총리는 빼놓지 않고 부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며 "사우디라고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력과 물량 공세에 맞서, 사우디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날씨'와 '소프트파워'를 한국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총리는 지난 프랑스 파리 순방 당시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 회원국들에게 부산의 바다를 보여주며 "기후변화 대응, 기술과 경제개발, 빈국에서 부국이 된 한국의 노하우를 디지털 기술 중심으로 바다의 도시에서 선보이고 공유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APEC 회원국들도 한국의 소프트파워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졌던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는 태국 총리 내외가 초청한 '갈라 디너' 자리에서 "한국의 '오징어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말하며, 특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면서는 직접 몸서리치는 몸짓까지 보였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또 한 총리 입국 영접을 나왔던 태국 수찻 노동부 장관은 "태국 국민들 사이에 한국은 '소프트파워'가 대단한 나라로 위상이 높다, 한국의 드라마는 물론 음식까지도 인기가 높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태국의 마히돌대학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는 '태국에 가장 양향력 있는 문화'로 한국이 1등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21개 회원국과 3개 초청국 가운데 페루와 멕시코, 칠레와 뉴질랜드 등은 한국의 세계박람회 유치에 보다 우호적인 것으로, 프랑스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사우디아라비아 쪽을 좀 더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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