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군함도' 탄광 등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노동 조건이 같았다는 주장을 또다시 되풀이했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늘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제출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보존현황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제출은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해 7월 조선인 강제 징용자에 대한 설명 부족 등을 지적하면서 일본의 세계유산 관리 방식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올해 12월 1일까지 보존현황보고서를 내도록 결정문을 채택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일본은 당시 현장에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체계적인 차별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억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일본은 보고서에서 "당시 세계의 탄광 대부분에서 그러했듯이 하시마, 즉 군함도 탄광에서의 노동도 모든 광부들에게 가혹했다."며 "그러한 조건이 한반도 출신에게 더욱 가혹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는 지금까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이들 시설을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들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노역을 당했다"며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도 거듭 제시했습니다.
국가총동원법에 따른 국민 징용령은 당시 모든 일본 국민들에게 적용됐다며, '희생자들'은 출신지에 관계없이 근대산업시설에서 노동하다 사고나 재난으로 고통받거나 숨진 이들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유감'이 명시된 결정문까지 받아들고도 일본이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주장을 반복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우려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가 공식 게재된 만큼 우리 정부도 내용 분석을 토대로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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