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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입력 2022-01-11 22:31 | 수정 2022-01-1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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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11일 밤 PD수첩 <청년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 2부-MZ의 집>에서는 내 집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을 직접 만났다. 또한, 2030 주택자금조달계획서 407,488건을 입수하여 그 내용을 분석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본 2030 영끌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2030 사이에서 떠오르는 트렌드인 '임장 데이트'를 통해 경기도 안양에 있는 한 아파트를 매입한 김하은, 김진현 씨. 매물이 나오면 집도 보지 않고 바로 계약할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는 아파트. 한 번의 매입 기회를 놓치고 나니, 매매가는 3달 만에 3천만 원 이상 상승했다. 그리고 지난해, 김진현 씨는 이른바 '영끌'을 통해 집을 약 4억 2천만 원에 매입했다.

    정부가 26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는 사이, 아파트값은 상승하고 있었다. 김하은 씨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한 아파트의 가격은 아파트를 팔았던 6년 전보다 10억 원 넘게 올랐다. 당시 아파트를 팔았던 가격으로는 동일한 아파트의 전세도 구할 수 없는 상황. 김하은 씨는 "집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 하나만으로 뒤처졌다"며, "우리가 이 동네에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이른바 ‘영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 아니면 합리적 가격으로 분양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현행 주택청약제도의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부터 산정되며, 신혼부부 특별 공급의 경우 자녀 수가 많을수록 유리한 상황. 김진현 씨 역시 청약을 10개 이상 넣어봤지만, "저희 나이에서는 추첨 말고는 당첨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 일부 등 규제 지역에서 집을 구매하는 경우,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 PD수첩은 소병훈 의원실을 통해 지난 4년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제출한 약 120만 건의 자금조달계획서를 확보, 그중 2030의 자금조달계획서 407,488건을 집중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20대의 주택 매입 비율은 4년 전보다 238% 증가했다. 그중 증여나 상속이 포함된 거래계획은 2~30대 전체의 약 19%에 달했다. 또한, 임차인 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 비율은 2~30대 전체의 약 61%인 것으로 분석됐다.
    [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집을 장만하지 못한 청년들은 부동산 경매라는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섰다. 매일 1시간을 부동산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는 최영빈(가명) 씨. '부동산 바겐 시장이 경매다'라는 강의 내용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 총 6번의 부동산 경매에 참여했다.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얻은 5천만 원의 수익과 자취방 전세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는 최 씨는 관악구의 한 아파트 경매에 도전했다. 최 씨는 "할 수 있는 금액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아쉽게 낙찰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기회를 계속 찾아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집을 사기 위한 마지막 사다리라고 여겨지기도 한다는 가상화폐 투자.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과정 중, 가상화폐로 자금을 마련한 내역들이 발견됐다. 2억 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33세 신정우(가명) 씨. 1년이 걸리지 않아 가상화폐에 투자했던 돈을 다 잃었다. 신 씨는 "청년들의 꿈이 내 집 하나 구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근데, 그 집을 사지 못하니까 가상화폐라는 방구석으로 몰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강남의 한 반지하 방에 사는 29세 임지윤 씨. 지난해 기자의 꿈을 이룬 뒤, 적금을 10개 가까이 들면서 목돈 마련에 힘썼다. 취업 후 1년 가까이 일하면서 모은 돈은 약 천만 원, 더 나은 집으로 이사 가기에는 아직 부족한 금액. 서울시에서 추진해온 역세권 청년주택을 알아봤지만, 당시 모집이 진행 중이었던 곳의 원룸형 임대료는 지금 내는 금액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임 씨는 "서울에서 치열하게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면서 지하철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눈물이 날 정도로 외로울 때가 있었다. 내가 10년을 모으면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월급 오르는 것까지 계산했을 때 내가 2~3억 원을 모은다고 하면 지금 서울에 집을 내가 살 수 있을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청년 3명 중 1명은 일명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다. 같은 2030 세대이지만, 자산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증여를 받거나 자신이 가진 현금만으로 집을 산 2030도 있었다. 지난 4년간 서초구, 강남구 등 서울·경기 주요 지역에서 빚 없이 집을 산 2030은 각 지역의 약 10%에 달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우리 사회가 그야말로 양극단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며, "집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 상황에서 청년들이 선택하는 것은 자포자기다. 이런 것들을 계속 두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PD수첩] 데이터로 분석한 2030 영끌 현상‥청년들이 말하는 집의 의미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다양한 청년 정책에 대해 청년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PD수첩이 만난 한 청년은 "물량도 중요하지만, 집다운 집에 살아야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착실하게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던 시절은 과거의 일이 되었다. 취업과 내 집 마련, 결혼까지 포기한 것이 많아 일명 'N포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들. 좁힐 수 없는 격차 속에서 청년들은 고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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