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PD수첩 <아파텔과 무법자들>에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투자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규제로 투자 수요가 몰린 주거형 오피스텔, 일명 아파텔이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부동산 분양시장에서 주거형 오피스텔, 일명 '아파텔'이 청약 돌풍을 일으켰다. 그 이면에는 아파텔을 좋은 투자 상품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페이지를 통해 분양 신청이 가능한 아파텔은 아파트에 비해 청약 통장이 필요하지 않은 등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미계약 분양권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일명 '선착순 줍줍' 현장. 현장에는 5천만 원이 넘는 현금을 가져온 사람도 있었다. 한편, 돈으로 번호를 사고파는 줄 프리미엄 거래인 일명 '줄피 거래'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번호표를 받은 제작진에게 "앞번호 하나 해. 내가 2백만 원에 줄게"라고 말하기도 했다.최근 5년 사이 중대형 오피스텔 거래가의 변동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PD수첩은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을 만났다. 그들은 2021년에는 아파텔 투자에 집중했고, 투자자 중에 아파텔 5개를 소유한 사람도 있었다. 청약에 당첨되지 않고도 여러 개의 분양권을 살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모인 일명 '오픈 채팅방'이었다. 한 투자자는 "(오픈 채팅방이) 30개 있어요", "매도자랑 매수자를 연결해주는 거죠"라고 말했다. 오픈 채팅방 중에는 방마다 참여 인원이 천 명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대화창에는 아파텔 관련 정보와 함께 불법 웃돈 거래를 뜻하는 'P(프리미엄)'라는 채팅이 올라왔다. 오픈 채팅방에서 불법 웃돈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PD수첩은 아파텔 분양권 거래를 추적하던 중 한 오픈 채팅방의 방장을 만날 수 있었다. 오픈 채팅방의 방장은 업계에서는 미계약 분양권에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를 '원장'이라고 한다며, 불법 웃돈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을 설명하기도 했다. 방장은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나요. 그러면 프리미엄이 3천이라고 하면 현금 3천만 원을 가지고, 업자한테 전화하고 돈을 줘요. 그리고 모델하우스로 들어가서 계약하시면 돼요. 그리고 분양계약서를 받아서 나오면 끝나는 거예요."라며 간단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24일, 한 아파텔의 분양권이 청약 당첨자만 계약할 수 있는 정당 계약 기간에 오픈 채팅방에 등장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공식적으로 미계약분이 확정되기 전에 동·호수까지 지정한 분양권이 올라온 것. 업계 관계자는 “좋은 호실 몇 개는 회사에서 회사 보유분으로 갖고 있다”라며, 누군가 분양권을 미리 빼놓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의 입장을 물었지만, "아는 게 없고,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지난해 9월 20일, 입주 후 두 달 만에 건물 안 소방 배관이 터지면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물은 순식간에 건물을 덮쳤고, 엘리베이터가 침수되었다. 그 후 일부 엘리베이터 사용을 중단했지만, 남은 엘리베이터에도 17인승인 엘리베이터에 5명만 타도 만원이라고 뜨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한 입주민은 "갑자기 멈출까 봐 무섭고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PD수첩은 하자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건설사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고, 현대건설 측 관계자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현대건설 측 관계자는 “바로 조치했고, 별로 문제가 없는데 자꾸 하자라든지 이런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들이 다른 준공한 현장보다 적다"라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전문 업체에 하자 여부 확인을 의뢰했고, 하자 진단 업체 측은 주요 구조부의 결함이 136개, 건물 균열 개수도 약 400여개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남성욱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제한이 심하지만, 오피스텔은 건축법의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이 부실시공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주거형 오피스텔의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을까? PD수첩에서는 2,784세대 규모 주거형 오피스텔 대단지의 등기부 등본을 확인했고, 등본상의 주소와 실제 거주지가 일치하는지 분석했다. 확인 결과, 해당 아파텔 주소에 실제 거주하는 세대는 612세대에 불과했다. 아파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기 위해 세입자를 들일 때 전입신고를 하지 못 하게 막는 경우도 있었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대신 보증금이나 월세를 깎아주는 방법으로 설득한다는 것. 국토교통부는 '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PD수첩은 국토부에 대책에 관해 물었고 "주소를 전입신고 못하게 하는 것은 부가가치세와 관련된 것이다. 세법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국세청에 문의하면 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주택이 아닌 상태로 허가를 받아놓고 주택으로 쓰는데 정부가 알면서 뒷짐 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아파트보다 규제가 약한 주거형 오피스텔로 시중 자금과 부동산 투기 세력이 모여들었다. 정부는 아파텔과 같은 비주택도 올해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한발 늦은 정책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집이라는 곳이 투기꾼들이 말하는 단타 혹은 로또가 되지 않도록 부동산의 일관된 정책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사회
PD수첩팀
[PD수첩]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주거형 오피스텔, 투자의 비밀은?
[PD수첩]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주거형 오피스텔, 투자의 비밀은?
입력 2022-01-18 22:30 |
수정 2022-01-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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