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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대엔지니어링·CJ올리브영 누구를 위한 상장인가?

현대엔지니어링·CJ올리브영 누구를 위한 상장인가?
입력 2022-01-23 21:00 | 수정 2022-01-2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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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엔지니어링·CJ올리브영 누구를 위한 상장인가?
    MBC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현대엔지니어링, CJ올리브영 등 재벌 3세들의 그룹 승계 자금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대기업들의 알짜 자회사 상장 문제를 집중 취재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돈을 버는 사람은?

    주로 플랜트사업에 집중하던 현대건설의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몇 년 전부터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빌려 쓰며 아파트 건설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1년 아파트 공급 규모는 2만 세대에 달했고 도시정비 사업 수주 실적도 1조 원을 넘겼다. '스트레이트'는 이런 사업 확장이 다음 달 주식 시장 상장과도 연결이 돼 있다고 봤다. 분양과 수주 실적이 좋을수록 높은 공모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식적으로 밝힌 상장 이유는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투자금 마련. 상장으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들어오는 돈은 3천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무려 2조 원이나 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

    이는 신주 발행은 1/4에 그치고 3/4은 '구주 매출'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었다. '스트레이트'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 신주 발행은 새로 발행한 주식을 주식시장에 풀어 회사가 투자 자금을 수혈하는 방법이다. 반면 '구주 매출'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주식시장에 푸는 것이다. 따라서 현금을 확보하는 쪽은 회사가 아니라 기존 주주들이다.

    그런데 이 기존 주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도 포함돼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보유주식 534만 주를 팔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들어오는 돈 3천억 원보다 훨씬 많은 4천억 원이라는 돈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이 돈을 현대차그룹의 지주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그룹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의 창구가 되는 셈이다.

    CJ올리브영 상장도 3세 승계 자금 마련 목적?

    '스트레이트'가 이렇게 '구주매출' 방식으로 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는 재벌은 또 있었다. 바로 CJ그룹이었다.

    대마초 밀반입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자숙 기간'에 들어갔던 CJ 3세 이선호 씨는 지난해 1월 CJ제일제당으로 복귀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의 유명 농구팀 LA 레이커스와의 유니폼 후원계약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CJ도 그룹 차원에서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건강·미용제품 판매 업계 1위인 CJ올리브영이었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착수했는데 예상 가치는 최대 4조 원에 달한다. 이 올리브영의 대주주가 이재현 CJ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딸 이경후 CJ ENM 부사장이다.

    원래 이선호 경영리더와 이경후 부사장이 아버지로부터 증여받거나 사들인 지분은 CJ파워캐스트와 CJ시스템즈였다. 이후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우며 복잡한 합병과 분할 과정을 거쳐 이 지분은 CJ그룹의 지주사인 CJ의 지분과 알짜 계열사인 CJ올리브영의 지분으로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스트레이트'는 증시 상장 주관사 선정까지 마친 CJ올리브영 역시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을 병행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개인투자자가 올리브영 주식을 사면서 총수 일가에 들어오게 될 돈은 지주사 주식 구입이나 상속을 위한 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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