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죄 등 처벌 전력이 있는 상대방을 '사기꾼'이라 부른 사람에게 내려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대법원 2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2명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 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종친회 간부인 이들은 2017년 11월 한 지역의 종친회장 B씨를 가리켜 "남의 재산을 탈취한 사기꾼"이라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들이 '사기꾼'이라는 말을 한 시점은 B씨가 회장으로 선출돼 종친들에게 인사말을 하려는 도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과 2심은 혐의를 부인하는 두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100만 원씩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 등의 '사기꾼' 발언이 나온 맥락을 따진 뒤 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 발언의 주된 취지는 피해자가 타인의 재산을 탈취한 전력이 있다는 것으로, 횡령죄의 전과가 있는 이상 주요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고 봤습니다.
B씨에게 적용된 죄명은 사기가 아닌 횡령이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탈취'나 '사기꾼'이라는 말로 해당 범죄를 평가할 수도 있어 단순히 허위사실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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