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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백운대·인수봉이 경기도인 건 '일제 잔재' 때문?

북한산 백운대·인수봉이 경기도인 건 '일제 잔재' 때문?
입력 2022-04-11 16:50 | 수정 2022-04-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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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백운대·인수봉이 경기도인 건 '일제 잔재' 때문?
    북한산의 행정구역이 현재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에 걸쳐 있는 건 일제 강점기의 잔재라며, 서울시로 되돌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일본 출신 귀화 한국인으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인 호사카 유지 교수는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 등이 경기도 고양시에 속해있는 것은 일제의 잔재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산은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 세 봉우리로 이뤄져 있어 '삼각산'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백운대와 인수봉은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에 있는 것으로 분류되고, 만경대도 서울과 고양에 걸쳐 있죠.

    북한산 백운대·인수봉이 경기도인 건 '일제 잔재' 때문?
    호사카 교수는 "조선 건국 때부터 북한산 전체는 한성부에 소속돼 있었고, 나라의 중심 산으로 여겨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일제가 강점기 당시 경성부를 조선시대 한성부의 1/5로 축소하면서, 북한산이 경성에서 제외됐다는 겁니다.

    일제가 경성부 규모를 축소한 건 의병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산지를 관리하기 어렵고, 일본인이 주로 사는 곳을 중심으로 도시화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고 호사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해방 이후 한성부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북한산만 일부가 경기도에 남아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호사카 교수는 "북한산 일부를 원래의 행정 소속이었던 서울로 돌려놓는다 해도, 북한산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서울과 고양시 간 토지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제 잔재 청산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차제에 북한산의 명칭을 원래 불리던 '삼각산'으로 바꾸는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사카 교수는 서울 강북구의 용역을 받아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고, 강북구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북한산의 행정구역 문제를 고양시와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경기도 고양시 측은 강북구와 호사카 교수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국시대 때부터 북한산 일부가 양주목에 소속돼 있었고, 북한산의 비석 등을 봐도 한성부 소속이었다는 근거가 딱히 발견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한수 이북'이라는 뜻에서 북한산이라는 이름을 삼국시대부터 사용했고, 고려시대 기록에도 북한산이 많이 나온다며 조선시대의 기록만 갖고 명칭이나 행정구역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두 지자체는 지난 2008년에도 비슷한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어, 논란이 재연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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