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자신의 미성년 자녀나 동료 교수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끼워 넣는 등 이른바 '미성년 공저자 끼워넣기'를 한 사례가 96건 적발됐습니다.
관련 교원 3명은 중징계 처분을 받았고, 논문을 활용해 대학에 입학한 5명은 입학이 취소됐습니다.
교육부는 2017년부터 5차례에 걸쳐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등록된 연구물 1천33건을 조사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은 2007∼2018년 발표된 연구물 가운데 대학 교원과 고등학생 이하의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등재된 논문과 학술대회 발표용 연구물입니다.
조사 결과 27개 대학의 연구물 96건에 미성년자가 부당하게 저자로 등재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9건 가운데 1건꼴로 연구에 제대로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가 저자로 이름을 올린 셈입니다.
관련 교원은 69명, 관련된 미성년자는 82명입니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가 조사 대상 64건 가운데 22건이 적발돼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고, 연세대가 10건, 건국대와 전북대가 각 8건 적발됐습니다.
각 대학은 부정의 정도와 고의성 등에 따라 교원 69명 가운데 3명을 중징계, 7명을 경징계하고 57명은 주의·경고 처분했습니다.
퇴직 교원 2명은 징계에서 제외됐습니다.
교육부는 또, 부당하게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 82명 가운데 국내 대학에 진학한 46명이 논문을 대입에 활용했는지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10명이 논문을 직접 제출하거나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등에 논문을 언급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각 대학은 이들의 입학 과정을 심의해 5명의 입학을 취소했고, 나머지 5명은 연구물이 합격에 미친 영향이 적다는 등의 이유로 학적이 유지됐습니다.
입학이 취소된 이들은 강원대 1명, 전북대 2명, 고려대 2명이며 이 가운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와 이병천 서울대 교수의 아들이 포함됐습니다.
조민 씨의 경우 고려대가 이달 7일 조씨에 대한 입학 취소를 결정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고려대는 조씨의 부정 입학 논란이 불거진 뒤 지난해 8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논의한 끝에 지난 2월 말 입학 취소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입학이 취소된 5명 중 조씨를 비롯한 4명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나머지 국내 대학 진학자 36명 중 27명은 수능위주 전형으로 입학하는 등 연구물을 대입에 활용하지 않았고, 9명은 입시자료 보관 기간이 지나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관련 교원과 미성년자가 150명에 달함에도 실제 중징계나 입학 취소 처분이 내려진 경우가 손에 꼽혀 처분의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대학 진학자의 경우에는 교육부의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징계 수준이 약하다고 볼 수도 있다.
징계 시효가 끝나 주의·경고로 끝난 경우가 많다"며 "기존에 3년이었던 징계 시효를 10년으로 강화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 더 엄중한 처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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