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억 횡령' 우리은행 직원 구속심사‥"물의 일으켜 죄송"

은행 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 전 모 차장의 구속 심사가 오늘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호송차에서 내린 전 차장은 "회사와 고객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하고는 법정으로 들어갔으며, 40분간의 구속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전 차장 측은 "경찰서를 스스로 찾아가 자수했고, 조사를 받으면서도 성실히 진술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불구속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차장의 구속 여부는 오늘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입니다.

앞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우리은행 자금 614억 5천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소속 전 모 차장과 남동생인 전 모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전 차장에게서 "횡령한 돈을 동생의 해외 사업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에 썼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동생 전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이들 형제가 지난 2012년부터 3차례에 걸쳐 빼돌린 은행 돈 614억 원 대부분은 과거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의 가전업체에, 채권자인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금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범죄수익 추적 전담팀을 투입해 본격적인 계좌추적에 나섰으며, 금융감독원도 우리은행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과 삼일회계법인에 대해 감리 착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