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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김정우

'잡아야 한다!'‥현금 수거원 쫓아가 보이스피싱 막은 식당 주인

'잡아야 한다!'‥현금 수거원 쫓아가 보이스피싱 막은 식당 주인
입력 2022-05-03 13:41 | 수정 2022-05-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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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시흥의 한 식당.

    탁자에 앉은 남성이 봉투에서 돈다발을 꺼내더니, 맞은편 여성에게 세 묶음을 건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두툼해보이는 돈다발, 남성이 여성에게 건넨 금액은 현금 1500만 원입니다.

    여성은 돈을 확인해보더니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유유히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그때, 가게 입구에서 앞치마 차림의 또 다른 여성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 뒤 가게를 빠져나간 여성을 급하게 뒤쫓아 내려갑니다.

    얼마 후 경찰관들이 출동해 돈을 건네받았던 여성을 체포합니다.

    경찰에 전화를 걸어 신고한 사람은 식당 주인 48살 이 모씨.

    여성에게 돈을 건넸던 남성은 이 식당의 40대 종업원이었습니다.

    남성은 '저금리로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던 한 은행의 연락을 받고, 스마트폰에 이 은행의 어플을 깔았습니다.

    '저금리 대환대출',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 빌렸던 기존의 대출금을 자신들에게 갚으면 원래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연락한 겁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전화를 건 곳은 은행이 아니고, 보이스피싱 조직이었습니다.

    피해자인 남성이 대출을 받겠다고 하자,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남성을 재촉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출금 원금과 위약금을 빨리 내야 한다면서, 늦으면 대출 승인이 정지 될 수 있다고 남성을 압박한 겁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급 정지가 걸려있다는 식으로 계속 압박을 하니까. 빨리 그걸 갚아서 해결해야 된다는 그 생각밖에 없었어요."


    남성이 돈을 건네주려고 한 그 날. 자초지종을 들은 식당 주인은 은행 직원이 직접 돈을 받으러 온다는 사실을 수상쩍게 여겼습니다.

    이 주인은 'CCTV가 있는 가게 내부에서 만나라'고 남성을 설득했습니다.

    가게 CCTV를 통해 현금이 오가는 모습을 본 식당 주인,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하자마자 밖으로 달려나가 피의자를 뒤쫓은 겁니다.

    이 모씨/피싱지킴이
    "어떻게든 그 사람을 잡아서 확인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식당 주인 이 씨는 경찰이 올 때까지 '어느 은행에서 나왔냐', '명함을 달라'며 시간을 끌었고, 덕분에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 담당자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수거담당자는 '온라인 취업 사이트에서 고액 일자리라고 소개받았을 뿐 보이스 피싱인 줄은 몰랐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이 씨를 '피싱지킴이'로 선정하고, 표창장과 포상금을 전달했습니다.

    (영상제공: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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