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이 사기를 방조해 예금주가 돈을 날렸다면, 채권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금융기관 측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한 병원장이 한 금융기관을 상대로 낸 예탁금을 지급해 달라고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금융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지난 2011년 이 병원 직원은 금융기관 직원의 묵인과 동조 하에 임의로 통장을 재발급받는 방법 등으로 병원장의 예탁금 57억여 원을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옮겨 빼돌렸으며, 이 병원 직원과 금융기관 직원들은 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병원장은 금융기관을 상대로 예금 57억여원과 이자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과 2심은 예금 채권은 5년이 지나면 소멸하는 것이라,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4천만원 가량의 이자만 반환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금융기관 직원들이 병원 직원의 사기 행위를 돕지 않았다면 애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융기관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원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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