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는 죽어야 한다.
왜냐하면 병X이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구의 한 사립중학교 1학년 도덕 수업에서 쓰는 수행평가 학습지입니다.
사실 판단과 도덕 판단에 대해 학습하는 건데, 예시로 장애인 비하 표현인 '애자'라는 단어가 쓰였습니다.
'병X'이라는 비속어와 함께 '죽어야 한다'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엄마, '애자'가 뭐야?"]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지난 월요일 아이로부터 '애자'가 무슨 말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 학급 아이들 사이에서 해당 표현이 화제가 된 건데 서로 '애자'라고 부르며 놀리는가 하면, 다른 반 아이들에게도 관련 사진을 공유한 겁니다.
해당 학부모는 "도덕 시간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배워도 모자랄 판에, 장애 비하 표현을 배운 게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그 가족들이 보면 속상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에도 문제가 안 됐는데 왜 그러느냐'는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같은 학교 3학년 아이를 둔 다른 학부모는 "2년 전에도 아이가 같은 교재로 배운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해당 도덕 선생님은 아무 설명 없이 아이들에게 문제의 페이지를 찢게 했습니다.
["성인이는 결혼해야 한다?" 다른 문구도 논란]
이 학습지에 등장하는 다른 문구도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성인이는 결혼해야 한다. 왜냐하면 어른이기 때문이다."
"원만이를 때려도 된다. 왜냐하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은 결혼해야 한다는 고정적 가치관념과, 조건과 상황에 따라 폭행이 용인될 수 있다는 도덕관념이 교육적으로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학교 측 "해당 선생님에게 주의 조치하고 재발 방지 약속"]
취재 결과, 도덕 선생님이 문제의 교재를 직접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 측 관계자는 "교육상 적절치 않은 표현이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교사에 대해 주의 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부적절한 표현이 없는지 학습 자료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도 공식적으로 사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회
지윤수
중학교 도덕 수행평가지에‥"애자는 죽어야 한다"?
중학교 도덕 수행평가지에‥"애자는 죽어야 한다"?
입력 2022-06-23 16:32 |
수정 2022-06-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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