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이혼을 거부하면서도 관계 회복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이혼에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이혼 소송에서 한 차례 패소한 유책 배우자인 남편이 다시 이혼을 청구한 사건에서, 유책 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남편은 당초 첫 번째 이혼소송에서, 법원으로부터 ""혼인 관계 파탄 책임이 남편에게 더 있다"며 이혼 청구를 기각당했고, 이후 별거를 하다가 다시 이혼을 청구했습니다.
1심과 2심은 "남편이 가정으로 돌아가려 노력하지 않았고, 아내가 이혼할 의사가 없다"며 청구를 다시 기각했지만, 대법원은 "아내에게 진정 혼인을 유지할 뜻이 있는지 확인해 다시 재판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단지 의사표현 뿐 아니라, 언행과 태도를 종합해 혼인관계를 회복하고 원만한 공동생활을 유지할 의지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사정이 바뀌었다면 과거 소송 당시 혼인 파탄의 책임은 상당히 희석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남편은 별거하면서 자녀 양육비를 주고 아파트 담보대출 채무도 갚고 있지만, 아내는 혼인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먼저 가출했다는 이유로 남편을 비난하며 아파트 잠금장치까지 바꾼 채 집에 들어오라는 요구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책 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된 셈인데, 다만 대법원은 "자신과 자녀의 생활 보장 등 경제적 우려 때문에 이혼을 거부한 경우까지 혼인 유지의 뜻이 없다고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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