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범죄를 실행하려고 모은 돈을, 한 명이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고 해도 횡령죄로 형사처벌할 일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51살 의료기기 사업가가, 지난 2013년 일당 2명과 의사 면허 없이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운영하기로 공모한 뒤. 이들에게 받은 2억 5천만원 중 2억 3천만원을 개인 빚을 갚는 데 썼다가, 횡령죄로 기소된 사건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앞서 1심과 2심은 이 사업가의 횡령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불법으로 병원을 세우기로 한 일당끼리 돈을 맡긴 것은, 형법상 횡령죄로 처벌해 보호할 정도로 가치 있는 신임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 소유자가 상대를 믿고 재물을 맡겼다는 위탁관계가 성립하고, 이 관계가 형법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불법으로 병원을 세우려 한 돈이라면 민사상 반환을 청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통해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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