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M] "생긴 거 비호감"‥강남 변종 성매매 업소 컴퓨터에 '9천 명' 기록

탈의실처럼 생긴 방 안에 화려한 여성 옷이 잔뜩 걸려있습니다.

수사관이 들어가자, 여성들이 담요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리거나, 등을 뒤돌아 앉습니다.

수사관: 신분증 빨리 챙겨서 와요!

또 다른 방에서는 여성이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고, 경찰관이 옆에 앉은 여성에게 인적사항을 묻습니다.

복도를 따라가자, 여성과 함께 있던 남성들이 수사관과 승강이를 벌입니다.

수사관: 본인 여기 몇 번째 왔는지 보면 되고요. 나중에 형사입건될 거니까 가만히 계시라고.


방마다 앉아있는 남녀를 경찰관이 조사하고, 손님의 가방에서 성매매 증거물인 휴지도 발견합니다.

압수된 컴퓨터 화면에는 휴대전화번호가 가득 떠있고, 번호마다 손님들의 특징이 적혀있습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대치동에서 변종 성매매 업소인 이른바 '키스방'을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 40대 업주와 종업원, 성 매수자 등 20명을 붙잡았습니다.

이 업소 주인은 지난 2019년 8월부터 3년간 20대 초반 여성 16명을 고용해 인터넷에 광고하면서 하루 평균 50여 명의 손님을 끌어모아 1인당 9만 원에서 20만 원가량 받으며 성매매를 알선해 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성매매 업소 관련 신고를 50여 건 접수하여 업소의 인터넷 광고를 찾고, 성 매수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후기 등을 확인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업소 관계자들은 성 매수자들의 휴대전화번호와 방문 일자, 금액, 인적사항 등 민감정보를 수집해 기록했습니다.

압수된 업소 컴퓨터에서는 "마르고 키 큰 안경쟁이", "연애 한 번도 못 해 본 XX"라거나, "여자를 밝히게 생겼다", "페라리를 타고 다닌다"는 등 성 매수자 손님의 인상과 특이사항을 기록한 메모들이 발견됐습니다.

"자꾸 만져달라고 요구하는 진상"이라거나, "예전에 몰카(불법촬영) 찍다 걸렸다"고 기록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진상 손님'을 거르기 위해 기록을 관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업소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 9천여 건을 다른 업소와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주민등록증과 명함을 요구하는 식으로 방문 이력을 관리하고, CCTV를 9대 설치해 업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평소 경찰이 단속하면 성매매 증거물인 콘돔과 화장지 등을 종이컵에 넣어 손님의 바지 주머니나 가방에 숨기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습니다.

이번에 체포된 손님 역시 증거물을 가방에 숨겨두었다가 경찰에 발각됐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성매매 증거물을 확보해, 업주와 증거를 없애려던 손님, 종업원 등 4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된 PC와 휴대전화를 복원해 지난 3년간 성매매 업소를 다녀간 성 매수자와 영업 규모를 특정하고, 범죄수익금은 몰수·추징해 환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