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니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고 써내 논란이 됐던 김진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해온 경찰이, 아들 김 씨의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한 시민단체로부터 기업체들의 채용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한 김 전 수석의 아들 김 씨를 검찰에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아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채용공고를 낸 회사 수십 곳에 "아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에 의한 압박, 즉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김 씨가 사실과 다른 허위학력과 경력, 병역사항을 이력서에 기재한 것 또한 상대에게 착각을 불러일으켜 업무방해죄의 위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것 말고는 김 씨나 김 전 수석이 해당 회사들의 채용담당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으며, 기업체 담당자들을 조사한 결과 자소서 내용이 채용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결론냈습니다.
실제 김 씨가 이같은 이력서를 냈던 회사에 채용되지 않은 점을 볼 때, 김 씨를 업무방해죄로 송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허위 이력서를 낸 행위도 채용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증거가 없어, 채용업무를 방해하는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냈습니다.
이에 대해 고발인인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입사지원서에 허위사실과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라는 점을 적시하고 실제 지원서를 제출해 회사들이 검토까지 했는데,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이의 신청을 냈습니다.
앞서 MBC는 지난해 12월, 김진국 민정수석의 아들 김 씨가 기업체 여러 곳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아버지가 김진국 민정수석이니,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적었으며, 대학을 자퇴하고도 졸업한 것으로 학력을 허위 기재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사회
손하늘
"'아버지가 민정수석' 자소서, 위력 여지 있지만 업무방해 아냐"
"'아버지가 민정수석' 자소서, 위력 여지 있지만 업무방해 아냐"
입력 2022-08-19 10:06 |
수정 2022-08-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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