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천 화재, 전원 차단 없이 철거작업‥방화문도 열려 있었다"

지난달 5명이 숨진 경기도 이천 상가건물 화재는 실내골프장 철거 작업을 하고 있던 작업자들이 사전에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된 방화문도 화재 당시 개방된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벽돌 등 내장재로 채워졌어야 할 기둥 내부가 빈 채로 시공돼 연기가 더 빨리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오늘 이 같은 내용의 이천화재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7명을 입건하고 이들 중 철거업자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화재 당시 건물 3층의 스크린 골프장 내부에 있는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풍기와 에어컨 등을 튼 채로 철거 작업을 진행하다, 전기적 요인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판단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철거업자는 작업 전에 전원 차단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화재가 발생하자 방화문을 열린 상태에서 대피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화재 당시 연기가 급속히 4층으로 올라가 4층 병원에서 신장 투석 등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과 간호사 등 5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해당 건물이 3층과 4층이 완전히 분리되도록 기둥 내부를 벽돌 등으로 채웠어야 했지만 외장재만 붙여 준공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때문에 연기가 기둥 부위를 타고 4층으로 유입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소규모 철거공사의 경우 건축법 등 관련 법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공사 시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작은 규모의 철거공사 때도 전기나 가스를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