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M] "상장된다"며 권유한 3만 원짜리 주식‥실제로는?

수갑을 찬 남성이 금고를 열자, 가방 두 개가 나옵니다.

가방 안에 가득 들어찬 건 5만 원짜리 돈다발 5묶음.

또다른 갈색 봉투 안에서도 5만 원짜리 돈다발이 끊임없이 나옵니다.

지폐 계수기로 세보니, 현금만 총 3억 8천 만원에 달합니다.

전문 투자매매 업체를 빙자해 비상장사 주식이 곧 상장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인, 그러나 실제로는 유령업체였던 곳에서 나온 현금입니다.

경찰에 덜미를 붙잡힌 이들은 본인들이 사기행각을 벌이던 사무실에 앉아 진술조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투자자 190여 명에게 36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강북구 번동의 한 투자매매업체 일당 15명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고, 이 중 4명은 구속 상태로 송치했습니다.

피의자들은 작년 11월부터 '소프트웨어 업체인 A업체가 2월 말이면 상장될 예정'이라는 기사와 기업 홍보 자료를 만든 뒤 텔레그램, 문자, 전화를 통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장만 되면 원금 보장은 물론 4배에서 5배 수익이 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상장 계획이 없던 주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작년 10월엔 한 주당 1,700원이었던 A업체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둔 뒤, 올해 2월까지 피해자들에게 최대 한 주당 3만 4천원에 주식을 판매해왔습니다.

그러던 이들은 상장 예정일이라고 속인 2월 말이 다가오자 사무실을 폐업한 뒤 잠적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약 300m 거리의 인근 빌딩에 또다시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그리고는 'B업체가 5월 31일 상장될 예정이다'라는 내용을 유포해 똑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번째 범행에서는 지난 3월까지 한 주에 500원이었던 주식을 2만 5천 원까지 높여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해 이들이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 15억 7천 만원은 처분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사용된 대포폰, 노트북, USB 저장장치 등을 압수했다"면서 "아직 관련자들이 더 있다고 보고 추적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작년 주식시장이나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원금 회복 심리를 이용한 투자 사기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자료제공: 서울 강북경찰서 수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