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소송서 법원 "사실혼과 동성 부부, '평등 원칙' 적용 돼야"

자료 제공: 연합뉴스

동성인 배우자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달라는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사건 쟁점을 '평등 원칙'으로 따져보자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는 오늘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고 보험료를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면 낸 소송 2심 변론 기일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사실상 배우자'라는 용어는 법률에 없지만 공단은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에게도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며 "공단 재량이라면 '평등의 원칙'이 적용돼야 하는데, 사실상 배우자랑 동성 커플이 국민건강보험법에서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씨 소송대리인도 "피부양자 제도는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소씨는 동성 배우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서약 후 가족이 된 관계라 사실혼 배우자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결혼 6년차인 동성 부부 소성욱씨와 김용민씨는 재작년 동성 배우자도 사실혼 배우자로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에 해당한다는 건보공단의 답변을 받아 자격을 취득했지만, 8달 뒤 이를 무효화하고 보험료를 새로 부과했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건보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1심 재판부는 "동성 부부를 법적인 사실혼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