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 당시 119 소방 신고 내역 87건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압사" 알린 첫 신고
당일 밤 10시 15분, 119에 전화를 건 신고자가 "압사당하게 생겼다", "경찰이든 소방이든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다"며 "엄청 많이 다쳤을 것"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합니다.
10시 20분에도 "사람 몇명이 압사당해서 죽을 것 같다", "열명 정도 깔린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현장은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신고하는 것도 어려웠던 상황으로 보입니다.
수십초 단위로 119 상황실에는 구조 요청이 빗발쳤습니다.
"경찰·소방 다 와도 부족‥빨리 와 주세요"
10시 29분, "지금 언덕으로 내려가면 다 살수 있다, 제발 한번만 살려달라"는 신고자에게 소방 당국이 처음으로 "지금 도착했다"고 알립니다.
참사 첫 신고로부터 14분이 지나서야 소방이 근처 현장에 도착한 겁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현장에 소방 구조 인력과 경찰 배치를 더 늘려달라는 긴박한 요청은 계속됐습니다.
11시 12분에는 구체적으로 "호텔 쪽으로 사다리차를 가지고 사람을 빨리 빼내야 한다"며 "사람이 몇십만명인데 겨우 2백명 와서 어떻게 하냐"는 외침도 나왔습니다.
11시 13분에는 한 시간 전에 신고했던 시민이 "너무 화가 나서 다시 전화했다"며 다시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이 시민은 "군부대를 투입해도 모자라다, 경찰이고 소방관이고 다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이미 신고하지 않았냐"며 "상황 파악됐으면 좀 더 보내달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구급차 서너대 정도는 더 필요"
녹취록에는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찰의 신고 내용도 담겼습니다.
11시 6분, 서울 용산경찰서 상황실이라 밝힌 경찰은 "심폐소생술 중이라는 얘기도 있고 지원 좀 부탁드린다"며 '구급차가 몇 대나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느냐'는 소방 질문에 "서너대 정도는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답합니다.
참사가 시작한 지 51분이 지났는데 경찰이 소방에 요청한 구급차 수가 서너대에 그친 겁니다.
119 녹취록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위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아 어제 공개했습니다.
사회
신수아
참사 당일 119에 쏟아진 신고 87건 "빨리 와 주세요"
참사 당일 119에 쏟아진 신고 87건 "빨리 와 주세요"
입력 2022-11-08 08:23 |
수정 2022-11-08 09:29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