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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김정우

[영상M] 한파 속 5500세대 정전‥"승강기에 갇히고 난방도 끊겼다"

[영상M] 한파 속 5500세대 정전‥"승강기에 갇히고 난방도 끊겼다"
입력 2022-12-02 10:35 | 수정 2022-12-0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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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같으면 층마다 환한 불빛을 밝히고 있었을 저녁 8시.

    그런데 깜깜한 어둠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조명을 켜봤지만 자세히 봐야 아파트 창문이 겨우 보이고, 숫자가 표시돼있어야 할 승강기 앞 화면도 불이 꺼져 있습니다.

    15층 거주자인 아들과 아버지는,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한 층 한 층 걸어 올라갑니다.

    "지금 몇 층이야?"
    "4층"


    어제 밤 8시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5500여 세대 아파트에서 전력 공급이 끊겼습니다.

    전기가 끊기면서 때마침 승강기 안에 있던 주민은 16명은 갇힌 상태가 됐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구조대원들이 승강기를 수색해 문을 연 뒤에야 이들은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전원이 끊기면서 의료기기를 사용하던 주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집에서 전원을 연결해 인공호흡기를 사용중이던 고령자 2명은 예비배터리 덕분에 큰 사고를 막았습니다.

    소방당국은 인공호흡기 사용자들을 위해 발전기를 배치했습니다.

    정전 사고가 난지 하루가 지났지만 주민 대부분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성영/아파트 주민]
    "집에서 TV 보고 있었는데 예고도 없이 정전되더라고. 소방서에서 앵앵거리는 소리하고 경찰 차들이 다니면서 불을 켜고‥전쟁 치르는 것처럼 컴컴하게 암흑이‥시커멓더라고."
    [김영옥/아파트 주민]
    "잠이 안 오더라구요. 그냥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불이 없으니까 천지가 깜깜하잖아요. 불안해 노인네들은. 얼굴이 퉁퉁 붓고 아침에 일어나니까 정신이 없더라고요."


    서울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어젯밤, 때아닌 정전에 난방과 온수 공급도 모두 멈췄습니다.

    주민들은 실내에서 외투까지 껴입어야 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아이도 그냥 외투 입고, 양말 신고 슬리퍼 신고. 저도 아예 외투 입고, 어디 피난을 가야 되나 싶어가지고‥"


    갑작스레 발생한 대규모 정전은 발생 후 약 3시간 40분 뒤인 밤 11시 40분쯤 완전히 복구됐습니다.

    도심 속 대단지 아파트에 어쩌다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걸까. 원인은 노후 변압기였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과 한국전력에 따르면 1988년 아파트 준공 이후 바뀐 적이 없는 변압기와 그 안의 '절연유', 그러니까 전기 반응을 저지해줘야 하는 기름의 효능이 저하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절연유가 제 기능을 못하니 변압기 안의 고압 장치들이 줄줄이 전기 반응을 일으켰고, 결국 변압기에 구멍까지 뚫리며 고장이 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고보니, 이 아파트는 변압기를 비롯한 수도·전기 시설 노후화로 지난 2019년에도 한차례 대규모 정전 소동을 겪은 적 있었습니다.

    밤 사이 추위에 떨었던 주민들은 노후 시설 전면 교체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전 측은 해당 아파트의 비상 변압기를 통해 지금은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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