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여성인권 운동가·기자 잇따라 실종‥탈레반 '묵묵부답'

[사진 제공: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인권 운동가 등 6명과 기자 2명이 잇따라 실종된 데 대해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이 탈레반을 의심하며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탈레반은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톨로뉴스와 외신들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 라비나 샴다사니는 지난달 초 카불에서 여러 차례 여성 인권 요구 시위를 벌인 뒤 실종된 6명과 관련해 현지시간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지난 1월 19일 카불에서 여성 인권 운동가 파르와나 이브라힘이 가족 한 명과 이동 중 납치됐고, 또 다른 운동가 타마나 파리아니가 세 자매와 함께 집에서 납치됐다고 밝혔습니다.

파리아니의 경우 탈레반 정보국 소속이라고 주장한 무장 대원 10여 명이 아파트로 찾아와 문을 부수고 붙잡아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습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아프간의 여성 인권 시위와 관련해 납치·실종된 6명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탈레반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탈레반이 지난해 8월 15일 재집권한 뒤 아프간의 여성들은 교육과 일할 권리, 내각 참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탈레반은 이들 여성운동가의 시위 대부분을 금지했고, 시위 현장에서 채찍을 휘두르거나 최루액을 분사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앞서 유엔아프간지원단은 아프간의 방송국 아리아나뉴스 기자 2명이 최근 어딘가로 붙잡혀 간 데 대해 "탈레반은 왜 이들을 억류했는지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도 "기자들 체포는 부당하고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방송국 측은 지난달 31일 신분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이들이 찾아와 남성 기자들을 데려갔다고 밝혔고, 인권단체 등은 탈레반이 체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빌랄 카리미 탈레반 정부 부대변인은 "조사 중"이라며 탈레반이 체포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