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국제유가가 8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습니다.
현지시간 1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뉴욕상업거래소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3.6%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가인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 오른 95.04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질 우려가 유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12% 정도인 하루 5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의 제재 등으로 인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감소돼 원유 수급 균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분을 대체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예정된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원유생산량은 목표치에서 100만 배럴 정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추가 생산 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정도여서 OPEC+가 코로나19 이전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미국 셰일 업계도 일부 증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증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천연가스의 경우 러시아의 수출량은 하루 약 6억5천100만㎥로 세계 천연가스 교역량의 약 25%에 이릅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 경우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이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의 85%는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천연가스 부족으로 발전 연료를 원유로 대체하면 원유수급이 더욱 악화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우려와는 달리 대규모 원유 공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가 감수해야 할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큰 상태라는 겁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예산의 절반 정도는 석유·천연가스와 연관돼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취할 보복 조치로 에너지 업계에 대한 제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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