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선 침공?
오늘 오후 12시쯤, 외신이 긴급 속보를 띄웠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에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현지시간으로 17일 새벽 4시 30분, 우리시간으로는 오늘(17) 오전 11시30분쯤 박격포와 수류탄 발사기 등으로 4차례에 걸쳐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 배치했던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소식의 출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 '돈바스' 지역을 감시하는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에 파견된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측.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었습니다.
LPR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무장군이 민스크 협정에 따라 철수해야 하는 무기를 동원, 휴전체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2015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서명한 이 협정에 따르면, 양측은 중화기를 철수하고, 러시아와의 국경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통제를 회복하며, 돈바스 지역의 자치 확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협정은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한 러시아의 '거짓부렁'?
소식의 출처가 친러시아 반군이다보니 일각에선 과거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로이터통신이 인터뷰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격 사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오히려 "우리 진지들이 122㎜ 포 등의 금지된 무기 공격을 받았지만, 정부군은 대응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러시아 매체는 다시 친러반군이 우크라이나 포격에 응사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군대 철수 VS 더 늘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현지시간으로 16일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남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철로를 이용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며 군사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인근에서 훈련하던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군인들이 정례 훈련이 끝난 뒤 약 1천km 떨어진 상주 기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도 했습니다.
17일에도 탱크, 궤도차량이 수송기차에 싣는 `증거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부대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6일 미국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훈련하던 병력이 복귀했다는 러시아 발표는 `허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오히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을 7천명 가량 늘렸고 16일에도 병력 일부가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로 삼을 수 있는 허위 주장도 계속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동부의 친러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죽인 민간인 100여명의 집단 매장터가 발견됐다거나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생화학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러시아 측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들이 병력을 늘렸다는 것이고 추가 병력이 이동 중이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긴장 완화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도 17일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공개한 최신 위성사진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활동이 새로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임박했다는 서방의 관측과 달리 접경지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은 대규모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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