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속전속결`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 강력 저항]
육·해·공군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속전속결로 마무리할 것 같았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보다 완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1주일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새벽 러시아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명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 3면에서 전차와 미사일을 앞세워 동시다발로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격했습니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 제2도시 하르키우, 남부 항구도시인 오데사 등 전역이 폭격당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여세를 몰아 침공 하루만에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체르노빌 원전도 점령했습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소총과 화염병 등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국민과 서방에서 무기를 지원받은 정규군이 함께 전선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격렬한 교전이 이뤄졌고, 러시아군의 진격도 둔화했습니다.
당초 서방은 러시아군이 침공 개시와 함께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공군과 방공망을 파괴한 뒤 1∼4일 만에 수도 키이우를 손에 넣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러시아군은 제공권 장악에 실패하고, 지상군과 공군의 합동 운영에서도 허점을 드러내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 일부는 식량과 연료 부족 등 병참 문제로 사기도 저하된 상황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런 까닭에 지금까지도 러시아군은 당초 친러 반군이 장악했던 동부 돈바스 지역 외에 점령한 주요 도시는 남부 요충지 헤르손이 유일합니다.
[푸틴이 하르키우·헤르손을 겨냥한 이유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와 흑해 인근의 헤르손 함락이 이번 전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초 전광석화와 같이 주요 도시를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러시아군의 전술도 전격전에서 거점도시 포위 공격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런던 채텀하우스의 마티외 불레그 연구원은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러시아군의 공격이 정밀 타격에서 융단폭격으로 바뀌는 것을 봤다"며 "불행히도 앞으로 전개될 전투는 무차별 공격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 양상이 포위전과 시가전으로 바뀌면서 매우 긴 소모전이 시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군,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공격 집중]
현재 러시아군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에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하르키우에는 공수부대를 통한 주요 거점 공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북부를 대표하는 제2의 도시입니다.
제2의 도시를 함락하는 것은 수도만 남겨둔 상황과 같기에 전세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국 합동군사령관 출신의 리처드 배런스 예비역 장성은 "하르키우가 완전히 점령되면 군 사기 면에서 키이우 전투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중대한 군사적 승리`가 될 것이라 봤습니다.
크름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 헤르손도 주요 전장으로 꼽힙니다.
러시아군은 이날 헤르손을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지정학적 위험 분석 회사 시빌라인의 최고경영자 저스틴 크럼프는 헤르손이 인구 30만명이나 되는 큰 도시로 항구로서의 효용성이 있고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수로를 통제하는 곳이어서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하자 이 지역으로의 물 공급을 끊어 식수 문제를 겪게 했습니다.
또 이곳은 지리적으로 러시아군의 보급 기지로 삼기 좋은 곳입니다.
크럼프 CEO는 러시아군이 상점에서 음식을 훔쳐 간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보급을 위해서라도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점령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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