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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화 휴짓조각"‥강력제재에 러시아 경제 '출렁'

"루블화 휴짓조각"‥강력제재에 러시아 경제 '출렁'
입력 2022-03-03 14:21 | 수정 2022-03-0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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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블화 휴짓조각"‥강력제재에 러시아 경제 '출렁'

    달러당 루블 환율이 표시된 모스크바의 전광판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강도를 더해가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루블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물건값이 치솟으면서 러시아 현지에서는 상품에 오르기 전 가격과 오른 후의 가격이 함께 표기되고 있습니다.

    제재로 달러·유로화 찾기는 아예 불가능해졌고, 화폐 가치가 더 추락하기 전에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다만 러시아가 이미 서방의 제재에 충분히 대비한 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서방 제재가 집중적으로 발효된 지난달 28일 모스크바 시내 한 은행에 달러·유로화를 찾기 위해 줄을 늘어선 시민들의 풍경을 전했습니다.

    휴가를 내고 은행에 왔다는 한 시민은 "어제는 달러당 80루블이었는데, 오늘은 100루블이다. 150루블이 될지도 모른다. 언제 루블화 가치가 휴짓조각이 될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민이 달러화를 찾기 전에 이미 은행의 달러화는 바닥났고, 대기 줄의 시민은 모두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한 시민은 "루블화를 어디다 쓸 수 있나"라고 푸념했습니다.

    실제로 루블화 가치는 최근 급격히 추락했습니다.

    전쟁 전 1달러당 75루블 수준이던 환율이 이달 초에는 116루블까지 치솟았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를 사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9.5%의 2배 이상인 20%로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효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모스크바의 한 쇼핑몰에는 상품 가격 급등을 예상하고 미리 돈을 써 현물을 확보하려는 사람이 몰렸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곳곳에서 상품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한 대형 전자제품 유통매장에는 이미 인상된 가격이 매겨져 있거나 기존 가격과 오른 가격이 함께 표시된 가격표가 붙어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충격이 증시에 반영되지 못하도록 러시아 증권 당국은 최대 증권시장을 아예 휴장한 상태입니다.

    러시아의 일반 시민뿐 아니라 기업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민간 구역까지 러시아의 폭격이 떨어지면서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직원이 100명 정도인 한 광고회사 소유주는 가디언에 아예 당분간 회사 운영을 접고 해외로 피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는 펩시, 폭스바겐 등 러시아에 진출한 서방 기업의 광고를 대행해왔는데, 각종 제재로 이들 업체가 러시아 영업을 거의 접으면서 이 회사 역시 생존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고 합니다.

    그는 현재 상황에 대해 "경험한 적 없는 위기"라며 "엔진이 없는 비행기를 탄 것 같다. 아니면 엔진에 불이 붙었거나"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한 외식·여행업계 기업가는 "팬데믹까지 여러 번 경제위기를 겪었어도 그때마다 계속 기업을 이어갈 이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터널 끝에 빛줄기도 보이질 않는다. 평화가 찾아온다고 해도 이미 피해를 다 입었는데 어떻게 되돌릴 건가"라고 토로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 증가에서 7% 감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미국, 유럽연합(EU) 동맹이 러시아 은행과 기업에 부과한 제재가 러시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앞서 영국 유명 컨설팅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지난달 서방 제재로 러시아 GDP가 5%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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