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레이 버크 디즈니 사장이 앞으로 제작하는 작품의 주인공 절반 이상은 성적, 인종적 소수자를 대변하는 캐릭터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3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버크 사장은 이날 유출된 내부회의 영상에서 "우리 작품 속에는 많은 LGBTQIA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단지 주인공일 뿐 이들의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LGBTQIA는 성소수자인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간성, 무성애의 머리글자를 합친 말입니다.
특히, 버크 사장은 성전환 자녀와 양성애자 자녀 각각 1명씩을 둔 어머니로, "최근 몇 주 새 여러 동료로부터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나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내일을 다시 설계하라'는 제목의 경영전략 문건에 소수자를 대변해야 한다는 방침이 들어 있으며, 연말까지 실행에 옮길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디즈니의 다양성·포용성 담당 국장인 비비안 웨어는 디즈니 테마파크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 같이 남녀를 구분하는 인사법 등을 폐지하면서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디즈니의 행보가 완고한 보수주의자였던 창업자 월트 디즈니의 성향과 배치된다며 "디즈니가 언제부터 사회적 정의를 각성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습니다.
디즈니가 소수자를 대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논쟁에서 나왔습니다.
최근 디샌티스 주지사는 초등학교에서 성 정체성에 대한 토론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일명 '게이 금지 법안'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에 디즈니 본사 직원들이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디즈니는 이 법안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디즈니가 게이 금지 법안에는 반대한다면서 동성애를 금지시하는 도미니카공화국에 크루즈선을 띄우는 등 이중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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