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참모들이 푸틴에게 잘못된 정보를 보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두려움이다"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가 오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들으면 역정을 낼 만한 정보를 동시에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실,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불러온 타격의 진실을 말하는 게 두려워서 푸틴의 참모들이 거짓을 보고하고 있다는 겁니다.
백악관은 "푸틴이 현혹되고 있다(feel misled)"고 표현했습니다.
전쟁을 시작한 이후, 푸틴의 참모들이 매일 매일 허위 보고를 하고 있다는 미국 정보 기관의 판단을 공개한 겁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푸틴은 러시아 군이 얼마나 나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어떻게 마비되고 있는지에 대해 그의 참모들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보고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 한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주요 도시를 장악하기는 커녕, 여기저기서 망신을 당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참모들이 푸틴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정확한 전황을 알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백악관은 푸틴의 참모들이 허위 보고를 하는 이유가 푸틴이 무서워서이고 결국 푸틴의 전쟁을 '돌이킬수 없는 실수'로 몰고 갈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베딩필드 국장은 "푸틴의 선임 고문들은 그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한다. 그래서 푸틴의 전쟁이 전략적 실수였다는 게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백악관은 정보 기관이 무슨 정보를 어떻게 수집해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러시아가 아파할 핵심적 내용은 다 말했습니다.
백악관만 '허위 보고'를 인정한 게 아닙니다.
미국 국방부도 궤를 맞춰서 푸틴 참모들의 '불충'을 공개했습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푸틴이 (전쟁을 시작한) 지난 한달 동안 러시아 국방부로부터 매번 제대로된 정보를 받지 못했다는 결론에 동의한다"면서 백악관의 발표를 거들었습니다.
국방부는 또 키이우를 둘러싸고 있던 러시아 군의 20%, 또 체르노빌 원전에 배치한 군대가 벨라루스로 옮겨 갔지만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철수라기 보다 재배치를 위한 이동"이라면서 러시아가 아직 군사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러시아 지도부의 내분을 유도하기 위한, 백악관의 전략적 정보 가공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푸틴이 백악관의 오늘 발표를 듣게 된다면 참모들한테 뭐라고 추궁할지, 참모들은 여기에 뭐라고 해명할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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